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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된 아파트들이 사업상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여러 단지를 통합해 재건축이 진행되는 만큼 단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단지별로 대지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문제도 복병이라는 분석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 1단지에서 통합재건축 설명회가 열렸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이후 금호 1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첫 설명회다. 양지마을은 6개 단지(4392가구)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이번 설명회에서 공개된 주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호 1단지 입주민 중 70.5%는 통합재건축시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금호 1단지 내 우선배정권'을 꼽았다. 우선배정권은 원래 단지 동을 재건축 후에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다. 주민들 10명 중 9명 이상(95%)가 우선배정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은 금호1단지 918가구 중 584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담금이 중요하다는 비율은 26.2%이었다.
금호 1단지는 양지마을 중에서도 지하철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가장 가깝다. 이곳 주민들이 재건축 이후에도 기존 위치로 새 아파트를 받는 '제자리 재건축'을 원하는 이유다. 금호 1단지 주민들이 제자리 재건축을 고할 경우 재건축 추진이 난항을 겪을 우려가 나온다. 역세권이라는 입지는 금호 1단지 주민뿐 아니라 양지마을 내 다른 단지 주민들도 원하기 때문이다. 주민간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지만 이해관계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실제 분담금을 고려한다면 금호 1단지 주민들의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호 1단지의 경우 용적률이 215%로 높은 편이다. 통상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때 용적률이 200% 이하여야 사업성이 일정 부분 보장된 것으로 여겨진다.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돕기 위한 예비신탁사가 선정되면 곧바로 '제자리 재건축-독립정산'과 '통합재건축-통합 정산'을 비교해 분담금 등을 산출해 볼 것"이라며 "독립정산시 분담금이 높게 나오면 금호 1단지 주민들도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자리 재건축 문제를 해결해도 풀어야 할 과제가 남는다. 양지마을의 더 큰 문제는 공유 대지지분이다. 6개 단지 아파트의 대지지분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금호 1단지의 경우 대지지분을 금호·청구 주상복합 아파트, 한양 5단지·금호 3단지와 공유하고 있다. 한양 5단지도 한양 주상복합 아파트, 금호 3단지와 대지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청구 2단지만이 공유 대지지분이 없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유 대지지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양지마을의 재건축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조합원이 보유한 대지지분에 따라 종전자산평가액을 산출하는데 대지지분을 여러 단지가 공유하고 있으면 정확한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복잡한 대지지분 관계를 정리하려면 조합원이 새 대지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취득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문제"라며 "양지마을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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