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 주변 철조망에 5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손편지와 꽃, 아이 음료수와 과일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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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당시의 긴박함을 보여주는 119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이 확보한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부터 약 7건의 119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무안국제공항 직원 뿐 아니라 공항 소방대원, 일반 시민 등 다양했다. 녹취록에는 당시 신고자들의 다급함, 당황감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최초 신고자는 “비행기가 착륙하다가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사고가 났다”며 “목포소방서, 무안소방서, 영광소방서 지금 당장 무안공항으로 출동시켜 달라”고 했다. 상황실 직원이 “어디로 가면 돼냐”며 자세히 상황을 물어보려는 순간 이 신고자는 “지금 터졌다. 비행기가 터졌다. 착륙하다가 불나고 난리가 났으니까 빨리…”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교대 후 퇴근하던 공항 소방대원도 신고했다. 이 대원은 “무안공항 소방대인데 지금 비행기 추락해서 터졌다. 지금 빨리…”라며 출동을 요청했다. 119가 “잠깐만 전화 끊지 마시라”고 하자 “지금 빨리…빨리…지금”이라면서 “제가 무안공항 소방대에서 일하는데 퇴근하다가 비행기 추락해서 다시 복귀해서 불을 끄러가야 돼서 지금 전화를 계속…”이라고 했다. 본인도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야 해 전화를 길게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무안공항 상황실도 “제주(항공)에서 들어오는 방콕 비행기 추락해 화재 발생했다” “빨리 출동해달라”며 119에 신고했다.
일반인 신고도 이어졌다. 공항 주변에서 사고를 목격한 한 신고자는 “무안공항 입구 큰 불 났다. 뭐가 펑~하고 검은 기둥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일반인 신고자는 “활주로에 사람이 지금 널려 있고, 불나 있는 상황이라 빨리빨리 와야 한다. 인원이 많이 와야 한다”고 했다. 119에서 “이미 도착해 화재진압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 신고자는 “아니 구급차가 많이 와야되겠다니깐”이라며 “안 움직이고 누워있는 사람들이 엄청나다”고 했다.
이 신고자는 “(몇몇은) 돌아가셨고 우리가 (활주로에) 들어가지 못하니까...우째하지를 못하는데”라며 계속 많은 구급차를 보내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한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3일 사고기 엔진을 인양하는 등 참사 원인 조사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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