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2008년 이후 내수 판매량 최저
하이브리드차 덕에 친환경차 판매량은 45만대 돌파
내수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 신차 출시를 앞세워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겠단 전략을 내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자동차 영업점 앞을 지나가는 시민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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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친환경차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자동차 산업의 면을 세웠다. 업계는 올해도 새로 출시할 친환경차 모델을 앞세워 움츠러든 내수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135만8842대로 지난 2008년(114만5060대)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4.2% 줄었고, 한국GM(35.9%↓)과 KG모빌리티(25.7%↓)는 판매량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신차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한 르노코리아 판매량만 전년 동기 대비 80.6% 늘며 유일하게 웃었다.
김지윤 기자 |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든 건 경기 침체에 고물가·고금리가 겹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 소득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2분기(0.8%)·3분기(2.3%)가 되어서야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024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지속에 따른 실질 임금 정체와 경기 부진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라며 “전기차 판매 부진과 하반기 자동차 업계의 부분파업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르노코리아가 선보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모습.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출시 효과에 힘 입어 지난해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0.6% 느는 실적을 거뒀다.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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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친환경차로, 특히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45만194대로 전년 동기(40만5331대) 대비 11.1%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가 24.9% 증가한 35만6058대 팔리며 친환경차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충전이 불편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 사진은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하우스에서 열린 아이오닉9 공개행사에서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무뇨스 사장이 아이오닉9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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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내수 침체를 돌파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는 1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신형 모델을 시작으로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 전기차 ‘아이오닉9’ 등을 순차 출시한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 전기차 EV9의 고성능 모델 ‘EV9 GT’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각각 전기 SUV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출시한다. ‘EV3’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 SUV 외엔 마땅한 신차가 없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자동차 업계가 신차 출시에 더욱 공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가 올해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브랜드 최초의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 사진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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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도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경기 둔화는 내수 판매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올해 출시될 주요 모델의 신차 효과는 내수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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