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기훈역 이정재 “지금 우리 사회엔 기훈의 ‘양심’ 필요해”
배우 이정재.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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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훈의 ‘양심’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도망가지 않고 회피하지 않고 행동하는 인물이 필요합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주인공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 배우는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기훈처럼 어리숙하지만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는 선의를 지닌 인물이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양심 지킨다는 게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는 저만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나만 숨기면 그 상황 모면 회피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시즌2를 찍으며 ‘양심’이란 단어가 가장 생각났어요. 왜 기훈이 비행기 타지 않았을까, 왜 돈을 못 썼을까 말이죠.”
지난해 12월 26일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된 이후 그가 국내 언론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 시즌2에서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을 연기한 그는 이날만큼은 시즌1의 기훈처럼 밝고 해맑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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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즌2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 점에 대해서 “중간채점 받는 느낌이라 훨씬 더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혹평은 꼭 봐야 하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즌3가 남아서 이런 말씀을 주시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변명하거나, 작품 의도를 설득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시즌3이 공개되면 많은 분의 의구심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시즌1과 시즌2의 연기 톤이 달라진 점은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시즌1 후반부에서 보여줬던 빨간 머리 기훈의 모습을 토대로 시즌2의 기훈을 발전시켰다”며 “게임이 끝난 뒤의 기훈은 이미 그 전과는 아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기훈이 가장 안쓰러운 것 같다”며 “목적을 이룬다고 해도 다시 과거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연기하면서 너무 짠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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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시즌1에서 기훈이 살아남은 이유도 특유의 선함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기훈이 상금을 얻겠다는 목적으로 끝까지 게임에서 이기려고 했다면, 시즌1 후반부의 그 반전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즌1은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행동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작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즌2에서도 그런 메시지가 여러 장면에서 부각됐다. 기훈의 선한 마음이 시즌3까지 이어진다면, 시즌1에서 봤던 반전의 반전이 다시 한번 나올 수도 있다”며 시즌3에 대해 귀뜸했다.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론 시즌2 첫 촬영 세트장에 들어갔을 때를 꼽았다. 그는 “녹색 추리닝을 입고 세트장 문을 딱 잡고 금방 열지 못했다”며 “마치 세트장 안에 들어가면 시즌1 때 지옥 같은 상황 연기하는 게 부담됐다”고 했다. 문 손잡이를 잡고 6, 7초 망설였다“고 했다.
그는 회당 10억 원 이상으로 알려진 출연료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제 출연료와 관련해서도 말이 많은데, 제가 미국 에이전시를 통해 요구한 것은 단 하나”라며 “넷플릭스도, 우리 회사도 서로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무난한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안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조금 성공했다고 이래?’라는 말을 정말 듣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배우 정우성, 이정재와 술을 마셨는데 이정재가 폭탄주를 10라운드 정도 가니까 더는 못 마시겠다고 하더라”며 친분을 과시한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내 기억으로 한 번 정도 (식사 자리가)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종사자 30~40명 정도 모인 자리였다”며 “의원님과 저와 우성 씨가 특별하게 만난 자리가 아니었고 술 먹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분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를 잘 못 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선 그는 “마치 우리 중 한 명이 친분을 과시하려고 사진을 공개한 걸로 오해하는 데 절대 아니다”며 “동창이라서 식사 한번 한 거밖에 없다. 그분 행보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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