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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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미 대선에서 자신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직접 인증 해줘야 하는 정치적으로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는 미 헌법에 따라 상원의장을 맡고 있는 현직 부통령이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언론들은 4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자신의 대선 패배를 확정하는 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간접선거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 11월 5일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각 주의 선거인단을 뽑는 투표를 한 뒤, 이들 선거인단의 대선 투표 결과를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확정하며 차기 대통령 당선을 공식적으로 인증한다. 상·하원 합동회의는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주재한다.
부통령 신분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해리스는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 보고 받고, 각 주의 선거인단 명단을 읽으며 “이 결과에 대해 이의가 없습니까?”라고 상·하원 의원들에게 묻는 방식으로 선거 결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 지난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312대 226으로 트럼프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던 만큼, 해리스 입장에서는 이날 회의가 자신의 대선 패배를 곱씹어야 하는 쓰라린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이날 “해리스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회의를 직접 주재해야 하는 불편한 입장에 놓인 첫번째 부통령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2000년 대선에서 재검표까지 하며 근소한 차이로 석패했던 앨 고어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당시 부통령 신분의 상원의장으로서 이듬해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의 조지W 부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직접 인증해야 했다.
2021년 1월 6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당시 트럼프 현직 대통령을 누르고 대선에서 이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해야 했으나,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점거 폭동 사태로 인해 다음 날인 1월 7일에야 뒤늦게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공식 인증했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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