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 김택우·주수호 '강성 맞대결'…8일 당선자 확정

두 후보 모두 의·정 갈등 국면 관련 '대정부 강경 노선'

1차투표 '과반 득표' 無…김택우 27.66%, 주수호 26.17% 득표

7~8일 결선투표…차기 회장 임기, 당선일부터 2027년 4월 말까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개표를 마친 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오른쪽)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겸 전 의협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 '유일 법정 단체'로 전국 14만 명의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선거가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 회장)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총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2위를 차지한 두 후보가 오는 7~8일 결선을 치르게 됐다.

4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진행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1차투표 개표 결과, 총 2만 9295표(최종 투표율 56.45%) 중 김택우 후보가 8103표(27.66%), 주수호 후보가 7666표(26.17%)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는 18.92%(5543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15.69%(4595표),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11.57%(3388표)의 표를 얻으면서, 3~5위에 머물렀다.

의협 선관위는 "과반 득표자가 없는 관계로 김 후보와 주 후보가 결선투표 후보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당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전공의·의대생과의 불화 및 '막말 논란' 등으로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졌다. 새 회장이 선출되기까지는 현 비상대책위원장인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가 수장을 대행한다.

의·정 갈등이 뾰족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긴 상황에서, 의료계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의협 차기 회장을 누가 맡을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양자대결을 펼치게 된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는 의정 사태 국면에서 모두 '대정부 강경 노선'을 보여 왔다.

김 후보는 한때 임 전 회장 등에 비해 상대적 '온건파'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의·정 사태 초반인 작년 2월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의협 비대위'의 위원장으로서 약 석 달 간 의협의 대정부 투쟁을 지휘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에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고발당해 의사 면허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강원도의사회장인 그는 강원 춘천에서 개원의로 활동 중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공의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후보와 맞붙게 된 주 후보는 지난번 의협 회장 선거에서도 결선 투표까지 갔다가 임 전 회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07~2009년 의협 회장을 한 차례 지낸 주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 사망사고 관련 전력 등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기념촬영하는 주수호-김택우. 이날 투표에서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겸 전 의협 회장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이날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김 후보는 "지금은 엄중한 시기인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바로 회무에 임할 수 있게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며 "의료 정상화·교육 정상화·의협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당선돼 의협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투표 결과에서 나타난 회원들의 바람을 마음 속에 안고 가겠다"며 "결선투표에서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과대학 학장들과 상의해 2025학년도에 수업받을 사람이 몇 명인지 파악한 후 2025~2026년에 나눠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2026년 의대 모집은 중지돼야 하고, 올해 늘어난 1500명은 2027~2029년 3년에 걸쳐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선투표는 7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8일 오전 8시~오후 6시 등 이틀간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개표는 8일 오후 7시에 이뤄진다.

새 회장의 임기는 8일 당선 발표 직후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다.

고광송 의협 선관위원장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치러진 보궐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많은 관심이 쏠린 이번 회장 선거는 작금의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강한 의지와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7~8일 결선투표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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