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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尹, 한덕수·최상목 등 만류에도 계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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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

"'지금 바꾸면 다 틀어진다'며 강행"

검찰 "계엄선포 요건·절차 법 위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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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만류했지만 "지금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주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소장에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과 지난달 3일 오후 10시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국무회의 심의를 하기로 한 뒤, 당일 점심부터 오후 9시33분께까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 소집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대통령실로 빨리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소집 지시를 받고 대통령실로 온 국무위원 숫자가 아직 정족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비상계엄 계획을 안 5층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경제가 아주 어려워진다.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만류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외교적 영향뿐 아니라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쌓은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집무실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그럼에도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며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조치 사항을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 결과다. 또 김 전 장관은 집무실을 나온 조 장관이 '군대가 다 대기하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이미 군대가 대기하고 있다. 언론에도 밤 10시에 특별담화가 있다고 얘기해놔서 이제 더이상 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엄 선포 직전까지 총 11명의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는 한 총리와 조 장관, 최 부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0시 17분부터 5분간 "지금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다 얘기했고,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며 "지금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결단이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무희의 심의를 했고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고 말하며 김 전 장관과 함께 대접견실을 나온 뒤 10시 23분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당시 국무회의 절차와 비상계엄 선포 과정이 헌법과 계엄법에 모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중점 심의해야 하는 사안을 의안으로 제출한 뒤 심의에 필요한 검토의견 등을 제출받는 등 충분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안건을 국무회의에 의안으로 제출하지 않았고, 구성원 11명이 모이기 전에 한 총리 등 소수 국무위원과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게 전부였다고 봤다. 또 국무위원 11명이 모인 뒤에는 계엄 선포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무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는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회의록을 작성하지도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검찰은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헌법과 계엄법이 정하는 선포 요건과 절차를 모두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법령상 절차를 위반해 한 총리를 거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 선포를 건의했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점도 위법이라고 봤다. 또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를 하려면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해당 문서에 부서(副署)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통고를 문서로 하지 않아 국무위원인 김 전 장관과 한 총리가 부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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