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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이제는 해야 한다"…새해 '55조원 ESS 시장' 못놓친다는 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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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배터리셀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4.03.06.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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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에너지저장장치)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미래 기술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SK온의 유정준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이같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ESS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게 새해 SK온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55조원 규모' ESS 시장

ESS는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콘트롤할 수 있는 수단이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확대되며 각광받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ESS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400억 달러(약 55조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36년 800억 달러(약 11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각국 정부 차원에서도 ESS 사업을 밀어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세액공제(설치비용 30%)를 제공하고, 독일 역시 가정용 ESS 등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중국은 신규 유틸리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대상으로 ESS 설치 의무 정책을 시행하면서 보조금까지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배터리 기업도 ESS 사업에 앞장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5월 한화큐셀과 4.8GWh △10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GWh △12월 미국 엑셀시오에너지캐피탈과 7.5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일찍이 SBB(삼성배터리박스)를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해왔다.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고출력 전지 시장 등에 대응하고 있다.


후발주자 SK온, ESS 조직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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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준 SK온 부회장


ESS는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을 맞아 더욱 각광받았다.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ESS는 효자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미국 미시간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폴란드 공장 역시 올해 ESS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SK온은 아직까진 ESS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했다. 업계의 후발주자로, 양적 성장에 집중해온 영향이다. 현재 거의 유일한 주력 제품은 파우치형 삼원계(NCM) 전기차 배터리다. 캐즘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온을 이끄는 유 부회장과 이 사장이 신년사부터 ESS를 거론한 것은 ESS 시장의 발전 가능성, 그리고 취약한 포트폴리오 모두에 주목한 결과로 해석된다.

SK온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새해 ESS 사업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기존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편하고, ESS 솔루션&딜리버리실을 새롭게 만들었다. ESS 사업부가 대표이사 직속 조직이 됨에 따라 관련 의사결정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미국 IHI테라선솔루션과 북미 ESS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고객사 확보+그룹사 시너지 일석이조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현대차·메르세데스-벤츠·포드·폭스바겐 등에 제품을 납품해왔지만, 추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ESS 수주가 가시화된다면, 큰 고객사 하나를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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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가 인수한 KCE社가 뉴욕州에 운영 중인 ESS 설비/사진제공=SK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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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해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된 SK E&S의 경우 ESS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선박용 ESS의 경우 SK엔무브와 손을 잡는 게 가능하다. 선박용 ESS는 화재 예방을 위한 '액침냉각'이 필수인데, SK엔무브는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한 액침냉각 시스템 전용 플루이드를 제작한다.

ESS 사업의 성패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LFP가 삼원계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안정성이 높아서, 에너지를 대량으로 저장하는 ESS 사업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신규 ESS 설치량 중 LFP 비중은 95% 수준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량 LFP 롱셀 'JF2 셀' 기반 컨테이너 제품을 활용하고 있고, 삼성SDI는 ESS용 LFP 배터리를 2026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ESS 사업에 뛰어든다면 신규 공장을 만들기보다, 가동률이 떨어지는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SK온 역시 2026년에는 LFP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어서, ESS 적용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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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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