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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얼어붙은 시장에 계약 포기…대형 평수 미달에 무순위 청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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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한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뒤에도 일부 평수에서 미달이 발생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의 아파트 단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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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 안양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청약 당첨자 일부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지난해 12월 24일 미계약 물량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해당 단지는 지난달 분양에서 299가구 모집에 3919건 접수돼 1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계약포기로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안양 ‘아크로 베스티뉴’도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분양 물량의 절반보다 낮은 43%의 본계약 체결률을 보여 지난해 12월 17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특히 전용 84㎡는 계약률 22%에 그쳤다.

이 같은 미분양 단지는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일원으로 분양한 ‘서울원 아이파크’는 평균 14.9대 1 경쟁률 기록했다. 그러나 전용 105㎡ 이상 대형 평수에서 일부 미달했다. 전용 84㎡에서도 당첨자 일부가 계약 포기하면서 예비입주자 추첨 행사를 진행했고 이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옛 상봉터미널 부지에 지어진 서울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강북권 청약 최대어로 꼽혔고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그러나 전용 98㎡에서 일부 미달이 발생했다.

이렇게 계약 포기 등으로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는 것은 대출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높은 분양가에 분양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와도 대출규제·분양가 부담에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자가 많아 완판이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 아크로 베스티뉴의 3.3㎡당 분양가는 4500만원으로 안양 지역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4억1400만원, 더샵 퍼스트월드 전용 98㎡ 분양가는 최고 15억69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경쟁률이 높아 보였지만 분양가가 너무 높아 인근 신축 급매를 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중대형 면적은 수요가 많지 않고, 서울원 아이파크가 위치한 노원구, 더샵 퍼스트월드가 위치한 중랑구 등은 서울 내에서 향후 매도했을 때 양도 차익 기대가 낮은 지역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분양가격이 높다 보니 중대형 평수에 대한 수요 쏠림이 덜한 것”이라며 “서울 외곽에 위치해 인근 지역 집값이 낮게 형성돼 있는 것도 미분양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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