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가짜뉴스·악성 게시글 두 번 울어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댓글창 닫아달라"
경찰, 전국 단위로 전담 수사팀 확대 70여 건 내사
정부, 희생자·유족 모욕 엄정 대시
검찰, 무관용 원칙으로 강경 대응하기로
꼬리 날개 인양…52명 시신 인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CBS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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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를 넘는 가짜뉴스와 악성 게시물에 대해 수사팀을 확대하고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참사 발생 7일째를 맞은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희생자와 유족들을 모욕하는 악성 게시물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족들만 횡재했다,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일 듯"이라는 글이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유족들은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된 가짜뉴스와 악성 게시글 등에 노출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SNS 등에서 장례를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악성 루머와 비방이 떠돌고 있다"며 "강력한 제재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고소장에는 불특정 2차 가해 게시글과 작성자에 대한 수사 이후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용건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대표단 면담을 거쳐 악성 게시글과 관련한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족 "댓글창을 닫아 달라 "
이종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제주항공 참사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다 하늘을 응시하고 있고 다른 유족은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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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발생 얼마되지 않았는데 2차 가해가 난무해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면서 "언론사들이 기사를 낼 때 제발 댓글창을 닫아달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것을 참고해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싶다"고 덧붙였다.
"끝까지 쫓겠다" 경찰, 전국 단위 수사팀 확대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 전남경찰청 나원오 수사부장이 유가족에게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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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을 단장으로 한 전국 16개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추가로 투입돼 110여명 규모의 전담 조직이 구성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명예훼손과 모욕 등 관련 게시글에 대해 입건 전 조사가 진행 중인 건수는 70여 건에 이른다.
앞서 전남경찰청은 지난 2일까지 악성 게시물 6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3건은 발부돼 강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무안국제공항 현장에 희생자나 유가족을 비하하는 게시글에 대해서 유족들이 즉시 신고가 가능하도록 '현장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를 통해 경찰은 신속한 삭제·차단과 즉시 강제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법률·체계적 대응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정부 "희생자·유족 모욕 법적조치 해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를 수사 당국이 현장 수습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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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족 등을 모욕하는 인터넷 게시글 등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무분별한 게시물과 악의적인 댓글, 허위 조작 정보, 자극적인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면서 유가족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행동은 절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 등 사법 당국은 모니터링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 무관용 원칙으로 강경 대응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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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상 명예훼손 등 범죄와 관련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
광주지방검찰청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3일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유언비어를 비롯한 허위사실 유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모욕하거나 비하하는 온라인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 등이 게재돼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혁 광주지검장을 본부장으로 구성된 광주지방검찰청 사고대책본부는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된 신속한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유가족에 대한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대책본부 차원에서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도 법률지원단을 꾸려 희생자 및 유가족을 향한 무분별한 비난 게시물 등에 대응하고 있다.
꼬리 날개 인양…수사당국 사고 원인 규명 속도
제주항공 참사 6일째인 지난 3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사고 여객기 꼬리날개 부분을 크레인으로 인양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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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꼬리날개와 엔진 인양 작업으로 현장 수습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수사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3일 경찰 과학수사팀과 함께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사고로 부서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둔덕 주변을 살폈다.
지난 3일 오후 5시 기준 제주항공 참사 전체 희생자 179명 가운데 52명의 희생자 시신이 유가족에게 인도됐다. 사고 수습 당국은 추가로 DNA 분석 절차가 완료된 23명에 대해 유가족 인도 의향을 확인하고 있다. 그 외 나머지 23명이 추가로 시신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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