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장 이용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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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 재투입이 가능한지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보다 시선이 덜 쏠린 선관위에서 주요인사 체포 및 서버 탈취 등을 계속 수행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3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곽 사령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김 전 장관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이 처리된 뒤 선관위에 특전사 병력 등을 재투입이 가능한지 문의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4일 새벽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직후인 1시16분께부터 합동참모본부 내 결심지원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안수 계엄사령관,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등과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이후 김 전 장관은 같은 날 새벽 2시10분께 곽 사령관에게 ‘선관위에 병력 재투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등이 참여한 결심실 회의에서 국회 의결에도 불구하고 계엄을 지속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실제 계엄해제는 국회 의결 3시간30분 가량 뒤인 4일 새벽 4시30분에 이뤄졌다.
하지만 당시 곽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재투입은 어렵다”는 취지로 답을 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우리 군이 통수권자이신 대통령의 명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했다”며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원하는 결과가 되진 않았지만 할 바를 다했다”고 발언했다.
곽 사령관은 계엄 전날인 지난달 2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기도 했다. 곽 사령관은 계엄이 시행되기 수개월 전부터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 필요성 등의 발언을 들은 상태였고,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달 1일엔 김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 발생 시 국회, 선관위,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2일 저녁께 곽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이후로 준비되면 보자”고 말했고, 곽 사령관은 “알겠습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전화가 끝난 직후 김 전 장관 또한 같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깜짝 놀랐지. 내일 보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특수본은 수사 과정에서 곽 사령관 등 계엄 관련 핵심 인사들이 말 맞추기에 나선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이 공개한 특전사 간부의 메모를 보면, 계엄 해제 발표 뒤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곽 사령관에게 보안 폰으로 연락해 ‘몰랐다. 당일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하자’ ‘통화기록 문자 지워라’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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