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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경호처 '3차 저지선' 뒤에 숨은 尹…관저 앞에서 체포 불발[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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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양형욱 기자


[앵커멘트]고위공직자범쇠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구성한 공조수사본부가 오늘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를 했지만, 또 대통령경호처가 철통 방어에 나서면서 불발됐습니다.
12.3 내란사태를 수사해 온 공조본 수사팀은 경호처의 여러 저지선을 뚫고 몸싸움까지 벌이며 관저 인근까지 접근했지만, 군인까지 동원된 경호 인력 약 200명에 막혀 결국 빈손으로 철수했습니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하려 했던 수사팀의 긴박했던 5시간 30분, 현장에 나가있는 사회부 양형욱 기자 연결해서 자세하게 들어보겠습니다. 양 기자!
[기자]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된 지 나흘 만에 이뤄진 이번 영장 집행, 결국 또 경호처에 막혔군요?
[기자]네, 공조수사본부는 공수처 수사관 20명, 경찰 지원인력 80명 등 총 100명의 수사팀을 구성해 오늘 아침 8시 2분쯤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길목의 철문을 통과했습니다.
이후부터 벌어진 상황에 대한 공수처 설명을 종합하면 수사팀은 곧바로 가로로 주차된 버스에 1차적으로 막혔습니다. 경호처 직원과 군 부대 인력 수십명도 이 1차 저지선에 동원됐는데요.
이를 어렵게 뚫고 100~150미터쯤 걸어 올라가자 다시 경호처 직원들과 버스 차벽이 막아선 2차 저지선이 등장했습니다.
수사팀은 산길로 우회해서 다시 관저 건물 방향으로 80~100미터쯤 올라갔고, 버스와 승용차 10대 이상으로 이뤄진 3차 저지선과 마주했습니다. 이 저지선에는 경호, 군 인력 약 200명도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호 인력 중에는 개인 화기를 지참한 직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처럼 경호처뿐 아니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군 병력까지 '철통 방어'에 나서면서 수사팀은 관저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앵커]수사팀이 경호처의 1, 2차 저지선을 뚫고 결국 관저 건물 앞까지 들어갔는데 왜 건물 진입에는 실패한 겁니까?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올라가는 길을 경호처 직원들이 막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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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수사팀이 관저 건물 인근 200미터 지점까지 접근했을 때 3차 저지선, 즉 차벽 뿐 아니라 경호 인력 약 200명이 서로 팔짱을 낀 인간벽까지 마주하게 됐기 때문인데요.
결국 수사팀 가운데 공수처 검사 3명만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만나 체포영장을 제시했고, 윤 대통령 측은 원래 입장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집행하는 영장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겁니다.
공수처는 앞서 말씀드린 진입 단계마다 경호처와 수사팀 간 크고 작은 몸싸움이 벌어졌고, 현장 인력의 안전이 우려돼 철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결국 집행 시도를 시작한 지 약 5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을 중지한다고 밝히면서, "법에 의한 절차에 응하지 않은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대통령경호처가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을 막은 근거는 뭡니까?
[기자]네,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실 압수수색 영장 등 내란 수사 관련 압수수색을 이미 세 차례나 거부했는데요. 당시 경호처는 군사상, 공무상 비밀을 이유로 대통령실 등에 대한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부한 이번 체포, 수색영장에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은 예외로 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경호처의 이런 방어 논리를 사실상 무력화했는데요.
그러자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경호법을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한 방어 논리로 내세웠습니다.
해당법은 경호처 소속 공무원과 관계기관 공무원이 경호 목적상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호구역에서의 출입통제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앵커]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노컷뉴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후 수사관들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복귀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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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관저 입구로 들어간 지 6시간도 지나지 않아 수사팀이 철수하자 경찰 내부에선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경찰은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기동대 45개 부대, 약 2700명의 경력을 동원해 관저 주변을 통제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어제부터 격한 시위를 벌이면서 공조본의 영장 집행을 방해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경찰들이 상황 관리에 나서 사실상 수사팀의 진입로를 터준 셈인데요.
하지만 공수처가 이른 시간에 철수 결정을 내리자 경찰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영장 집행을 막은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호 경호차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내일 출석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앵커]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어젯밤에 이어 오늘 새벽에도 대통령 관저 앞으로 모였던데, 수사팀 철수 이후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체포 불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공수처를 이겼다"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윤 대통령을 지켰다",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치며 체포 불발 소식을 반겼는데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전광훈씨"윤 대통령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국민 저항권을 계속 발동할 것입니다""전 국민이 자숙하고 이런 기간에 공수처가 내란을 일으키면 돼요 안돼요?"
다만 지지자들은 영장 집행 기한이 다음 주 월요일까지인 만큼 안심할 수 없다며 내일도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양형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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