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 만대루에 촬영을 위해 못질을 하고 있다. 사진 건축가 민서홍씨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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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서현·옥택연 주연의 KBS2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한 것에 대해 “단순 처벌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유산인 선릉 봉분이 훼손되고 2년 전에는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가 벌어지는 등 어이없는 일이 지속해서 발생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순 처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한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K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주연 배우 서현(왼쪽)·옥택연. 사진 서현 인스타그램·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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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일 건축가 민서홍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KBS2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스태프들이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민씨는 “지난해 12월30일 병산서원에 들렀다가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만대루)에 못을 박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 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며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결코 대수롭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KBS 측은 이날 오후 공식 사과와 함께 복구를 위한 최선책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을 통해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란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로 한국의 9대 서원 중 하나다. 그중 만대루는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물로도 지정돼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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