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낳은 자식 넷 중 둘 잃어
또 새끼 사체 떠받든 모습 목격
탈레쿠아와 새끼 범고래가 함께 헤엄치던 모습. /고래연구센터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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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를 차마 떠나보내지 못해 보름 넘게 사체를 떠받든 채 헤엄치던 범고래가 최근 새로 얻은 자식마저 잃어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이번 역시 새끼 사체를 업고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고래연구센터(CWR)는 2일(현지 시각) 암컷 범고래 탈레쿠아(J35)의 새끼(J61)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새해 전야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J61은 지금까지 기록된 탈레쿠아의 네 번째 자식으로 지난달 20일 워싱턴주(州) 퓨젓사운드만 일대에서 어미와 포착됐다. 처음에도 생기 없는 모습 등 우려되는 부분이 관찰됐는데, 불과 열흘여 만에 죽은 채 발견된 것이다.
탈레쿠아는 2018년 7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죽은 새끼를 17일간 자기 몸으로 떠받든 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섬 일대를 헤엄치던 범고래다. 당시 탈레쿠아는 죽은 새끼를 차마 놓아주지 못하고 사체가 가라앉지 않도록 계속 물 위로 띄우는 행동을 했었다. 그렇게 무려 1600㎞를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다.
탈레쿠아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죽은 새끼를 업고 헤엄치는 모습이 전날 목격됐다. 전문가들은 탈레쿠아가 스스로 슬픈 마음을 달래고 죽은 새끼를 추모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을 거라고 분석한 바 있다. 범고래들 사이에서 종종 목격되는 애도 행위로도 풀이되는데, 때로는 같은 무리 속 다른 범고래들이 새끼 잃은 어미 주변에 몰려들어 위로하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텔레쿠아와 같은 ‘남부 상주 범고래’는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종이다. 작년 기준 개체 수는 73마리다. CWR은 “새끼 한 마리가 죽는 건 개체 수를 따졌을 때도 큰 손실이지만 J61의 죽음은 특히 치명적”이라며 “암컷인 J61이 자신의 모계를 이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식 넷 중 둘을 잃은 어미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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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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