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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부동산 시장도 안개가 잔뜩 낄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반짝 회복 기미를 보였던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대출 규제에 비상계엄 사태가 불러온 정치 혼란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동산 시장의 제도 변화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부동산 정책도 많고 여러 가지 제도 변경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세제·공급 등 다양한 영역에서 20여 개 제도와 정책이 바뀔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대출이다. 올 7월에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실행이 예고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도상환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도 시행된다.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할 생각이라면 2025년 상반기에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 절반 수준으로
당장 1월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대출금액의 1.2~1.4% 수준인 5대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가 0.6~0.7% 수준으로 낮아진다. 해당 혜택은 1월 중순 이후 새로 취급하는 대출부터 적용된다.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도 완화된다. 부부 합산 연소득 기준이 기존 1억3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올해 1월 1일부터 3년 동안 출산한 가구를 대상으로 지원한다. 특례대출 기간에 아이를 더 낳으면 현행 0.2%포인트에서 0.4%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대출과 관련한 금융 부담은 줄어들지만 강도 높은 대출규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도입될 계획이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가늠하는 제도로 시행 이후에는 대부분의 금융권 대출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권 대출을 고려 중이라면 7월 이전에 진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수 있다.
지방 주택 사면 1주택자 혜택 그대로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을 새롭게 구입해도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1주택자로 간주해 '1가구 1주택' 특례 적용을 받는다.
먼저 인구감소지역(수도권·광역시 제외, 수도권 내 접경지역 및 광역시 내 군지역 포함)에 공시가격 4억원 이하의 주택 1채를 새로 사들일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받는다. 또 비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취득가격 6억원 이하인 미분양 주택을 사는 경우에도 혜택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종부세는 12억원까지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고, 고령자나 장기보유자라면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양도세도 1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청년층에 분양가 80% 저리 대출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30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된다. 가장 먼저 청년주택드림대출이 올해 안에 출시된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청년층을 위해 분양가격의 최대 80%까지 낮은 금리(최저 2.2%)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1년 이상 돈을 납입한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무주택 청년 중 연소득 7000만원(부부 합산 1억원) 이하인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의 소득공제 혜택이 무주택 가구주뿐만 아니라 배우자까지 확대된다. 납입액의 40% 한도인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또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이자소득 비과세 대상도 가구주와 배우자까지 확대된다. 총급여액 3600만원 또는 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가 대상이며 이자소득 비과세 한도는 500만원이다.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가능해져
주택 공급 분야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꽉 막힌 재건축 사업성을 뚫어주기 위한 제도가 있지만, 주택 건설비용을 상향시킬 수 있는 제도도 포함돼 시장 영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월부터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또 기존 '재건축 안전진단' 명칭이 '재건축 진단'으로 바뀌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기 전까지 통과하면 된다. 규제 완화 조치로 재건축을 위한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동시에 재건축 기간이 최대 3년 가까이 단축될 전망이다. 또 정비사업 시 주민 의사결정 과정에 전자 방식을 적용하도록 해 의사결정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 짓는 공동주택의 에너지 성능을 제로에너지 5등급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6월부터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1차 에너지(수력·화력·원자력 등)로 얻는 전기를 연간 1㎡당 120kWh 이내로 써야 했지만, 새 기준은 100kWh 이내로 써야 해 기준이 17%가량 강화된다. 나머지 전력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또 현관문과 창호의 기밀 성능(실내 공기가 밖으로 새는 것을 최소화하는 성능)은 무조건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올해부터는 층간소음 규제도 강화된다. 모든 공공주택의 바닥 두께를 기존보다 4㎝ 높이고(21㎝→25㎝), 고성능 완충재 사용과 철저한 시공 관리 등을 통해 현행 대비 4배 이상 강화된 층간소음 기준 1등급 수준(49㏈→37㏈ 이하)을 적용한다. 시험시설 건립과 기술 검증을 거쳐 민간 주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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