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일)

고려아연 "환경오염 주범 영풍에 경영 못 맡긴다" 호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폐수 무단배출한 영풍, 고려아연 주주에도 '독'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영


고려아연이 "환경오염 문제로 최근 '58일 조업정지'가 확정된 영풍과 그 파트너인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경영을 맡겨선 안 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3일 "끊이지 않는 환경오염으로 온갖 제재를 받으면서도 이를 개선하기보다는 알짜기업의 경영권과 이익 탈취에만 몰두하는 이익공유자들이 경영을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풍의 조업정지는 경쟁사인 고려아연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지만 영풍과 MBK가 경영할 경우엔 당장 영풍의 적자 보전과 황산 처리, MBK의 투자금 회수가 시급할 수밖에 없으며 고려아연 다수 주주의 이해관계와 불일치하면서 회사 이미지 훼손과 경쟁력 악화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친환경 비철금속 제련의 근간은 환경과 안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핵심이며 생산성이나 효율성만 따질 경우 관련 비용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영풍은 지금까지 자사를 경영하면서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으며 환경오염 등을 지속해 왔고 끊이지 않는 제재와 처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2019년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최근 환경부와 경상북도로부터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석포제련소는 오는 2월26일부터 4월24일까지 58일간 아연 정광을 공정에 투입해 아연괴를 생산하는 등 일체의 조업 활동을 할 수 없다.

영풍은 무허가 관정을 개발하고 침전조에서 흘러 넘친 폐수를 최종 방류구가 아닌 이중 옹벽과 빗물저장시설로 무단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중 옹벽과 빗물저장소가 수질오염방지시설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시설 자체가 수질 오염을 방지하는 기능과 무관하고 이런 행위 자체가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영풍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석포제련소는 지난 5년간 환경오염으로 총 22건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의 조업정지 최종판결이 난 뒤 약 일주일 만에 황산가스 감지기 7기의 경보기능을 끄고 조업한 사실이 적발돼 조업정지 10일을 추가로 처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계속된 환경오염과 제재로 정상적인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풍 석포제련소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0%대로 추락했다. 지난 2023년 80.04%에서 크게 악화한 수치다. 통상 58일간의 조업정지는 4개월 이상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업정지로 상황이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려아연은 현 이사회와 경영진, 임직원은 물론 많은 협력사와 울산 시민들은 제련업에서 명백하게 실패한 영풍이 고려아연을 경영할 경우 '비철금속 세계 1위' 위상과 경쟁력이 급격하게 추락할 것을 우려했다. 환경과 안전 문제 등을 외면한 채 당장의 수익화와 고배당 등에 집중할 경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제2의 영풍 석포제련소로 전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풍의 각종 제련 잔재물과 위험물질이 온산제련소로 향하면서 환경· 지역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풍이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부담을 고려아연에 떠넘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점도 거론했다.

아울러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에 개입 시 고려아연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실적 증대에 따른 전체 주주 이익이 영풍과 MBK로 인해 크게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 석포제련소가 카드뮴 찌꺼기를 온산제련소에 넘긴 전례를 감안할 때 영풍·MBK와 나머지 다른 주주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손잡은 파트너가 MBK라는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며 사모펀드 운용사는 길어야 5~10년 안에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회사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필수인 기업을 인수해선 안되며 트럼프 2기 등장에 따른 각국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국가 전략산업과 기간산업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커진 상황인 점도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현 경영진과 임직원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정치 지형 속에서도 친환경 저탄소 경영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친환경 기술력을 강화했다며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대변되는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향상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