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8일 마포에서 있었던 김은하 작가(오른쪽)의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출간 기념 북토크. 사회는 같이 유튜브를 진행하는 허휘수가 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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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토크는요-김은하 작가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서스테인)는 직업 네개(포잡)를 가진 김은하에게 ‘작가’라는 직업을 하나 더 추가해준 책이다. 작가는 고시텔을 시작으로 오피스텔·투룸을 거쳐 최근 아파트로 거주지를 ‘점프 업’했는데, 책은 이 과정을 그린 ‘집의 연대기’다. 지난해 12월18일 저녁 출판 기념 북토크는, 서울 마포구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스퀘어의 160석이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다.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이었다. 북토크는 같이 유튜브 채널을 하고 있는 허휘수가 진행했다.
김 작가는 영상 프로듀서로 회사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웹예능 편집을 하고, 친구들과 운영하는 바에서 저녁에 일하고, 가끔 유튜브 채널 녹화를 한다. 그것을 유지하는 비결을 김 작가는 “그만두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이렇게 부업으로 돈을 모아서 집을 넓혀왔다. 친구 둘과 투룸에서 살다가 옮길 때쯤 “약간 넓은 투룸은 싫다. 완벽한 점프 업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아파트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때 괜찮은 집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두 친구를 설득했다. 지난해 초 34평 아파트로 옮겼다.
해봤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월세 전도사다. 좋은 집으로 가서 매달 내는 월세가 아까운 지출로 여겨질 수 있지만, 집을 옮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게 그 이상이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전세에 목돈을 묶어두기보다 그 돈으로 사업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런 마인드 전환이 중간중간에 있었다. 지금은 전세로 가는 게 오히려 아까운 선택 같다.”
―‘더는 행복을 유예하지 않겠다’고 썼다.
“오랫동안 참아왔다. 인내심이 꽤 강하다. 어렸을 때부터 잘 참는 딸이었던 것 같다. 과로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나중에 좋은 집에 갈 수 있겠지’ ‘더 맛있는 걸 먹겠지’ 이런 생각으로 미뤄왔다. 그러다가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인생은 별것 아닌 것 같은데, 20만원이면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이걸 못 해서 힘들게 살고 있구나. 그러다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고 싶지 않고, 오늘에 좀 충실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
“나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어머니 또래인 분들도 괜찮고. 내가 했던 노력이 분명히 있는데, 그걸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산다고 생각한다.”
비혼을 선언했지만 혼자 살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였다. 김 작가의 “바(bar)를 차릴 거야”라는 말을 듣고 네 사람이 동업에 나섰다. 투룸에도 아파트에도 셋이 함께 살았다. 엄마에게 비혼을 선언하면서 한 말도 그렇다. “나는 나만의 가족을 꾸밀 것이다, 가족 없이.”
북토크로 달려온 독자들은 ‘현실 언니’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냈다. ‘비혼주의자다. 나이가 들고 혼자 남으면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해답을 찾은 기분이 든다’는 독자의 말에 작가는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많이 경험하고 좋은 친구를 찾아가라”고 조언했다. “남과 살아보는 경험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지금 원룸에서 혼자 산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여러명이 함께 좋은 집에서 사세요.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글·사진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김은하 작가의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출판 기념 북토크에서 준비한 160석은 바로 매진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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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서스테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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