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들 새벽부터 현장 집결
경찰, 2700명 투입해 안전 관리
공수처, 7시 14분 尹 관저 도착
대치 끝에 8시 2분에 관내 진입
수방사 소속 군인들과도 대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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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법원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사흘 만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에 반발하며 새벽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체포 반대 집회에 나섰다. 이달 2일에 이어 이날까지 한남동 일대는 집회로 극심한 교통체증과 보행통제에 시달리고 있다.
3일 오전 5시 30분, 한남동 일대는 이른 새벽임에도 몰려든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관저 정문 앞은 경찰을 제외하고 시위대 등 인파가 몰리지 않았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시위대와의 충돌 등을 우려한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이용해 관저 정문 일대 보도의 통행을 막아놓는 등 미리 손을 쓴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리케이트 앞에서 경찰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지지자들은 “문을 열라”며 구호를 외쳤고, 일부 인원은 손으로 바리케이트를 앞뒤로 흔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오전 6시가 되자 지지자들은 루터교회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자들이 더욱 몰리자 경찰은 추가 경력을 관저 인근에 배치했다. 경찰은 오전 6시 기준 서울기동대 소속 45개 부대, 2700여 명을 투입해 현장 안전관리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5시 44분부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 후문에서 한남동 관저로 출발할 채비를 했다. 이후 오전 6시 13분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인원 20여 명을 정부과천청사에서 출발시켰다. 이들은 그랜저 3대와 K5 승용차 2대에 각각 나눠 타 한남동으로 출발했다.
공수처의 출발 소식을 들은 대통령 경호처 또한 정문 앞에 이중으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인원을 앞뒤로 배치해 경찰의 접근에 대비했다. 경호처는 공수처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정문 내부에 대형 버스 1대를 주차시켜 차벽을 세웠다.
오전 7시 14분 공수처 차량이 관저 앞에 도착하자 긴장감이 돌았다.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집회를 하던 보수단체는 고함을 지르며 공수처를 향해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루터교회 인근에 있던 인원들도 “공수처가 도착했다고 한다”며 공수처를 비판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쳐댔다.
공수처는 도착 후 즉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에 가로막혀 대치를 시작했다. 40여분간 긴장되는 대치가 이어진 끝에 공수처는 오전 8시 2분께 관내로 진입을 시작했다. 차량은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으며 일부 인원만 투입돼 도보로 관저로 접근했다. 대통령 경호처의 지휘를 받으며 경내 경호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산하 101경비단과 외곽 경호를 맡은 202경비단과의 충돌이 예상됐지만, 진입은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체포영장 집행 인원은 150여명(공수처 30여 명,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120여 명)이며, 관내에 진입한 인원은 공수처 전원과 경찰 50여명 등 80여 명이다. 남은 경찰 70명은 외부에서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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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인력이 내부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현장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보수단체 측 지지자들은 관저 방향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공수처를 비난했다. 곳곳에서는 “배신자 공수처”, “민주당 해체”, “탄핵 무효” 등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관저 앞으로 가 공수처를 막아야 한다며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내 경찰에 막혔다.
관저 경내로 진입한 공수처 인력은 이내 경호처에 가로막혀 재차 대치를 벌였다.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원 또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체포조가 관저 경내로 진입했지만, 경호처가 실내 진입을 저지해 재차 대치를 벌였다. 마찬가지로 경호처의 통제를 받는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원 또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등은 미니버스와 장갑차 각 1대씩을 이용해 추가로 진입하려는 경찰들을 막아섰다.
이에 경찰은 외부에 있던 경찰 70여 명을 추가로 관저 경내로 진입시켰다. 초반에 경호처와 다시 몸싸움을 벌이나 싶었지만, 이내 진입에 성공했다. 경호처는 정문을 막고 있던 미니버스를 철수시켰다. 현재 공수처와 경찰은 경내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보수단체는 공수처 진입 소식을 듣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진보단체 또한 이날 한남동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혀 긴장감은 계속 한남동을 둘러싸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래는 공수처의 차량 출발부터 관저 진입까지 시간대별 한남동 상황.
◇오전 5시 44분=공수처 체포팀은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 후문에 차량을 대기시키고 출발 준비를 시작했다. 일부 인원은 대치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각종 생수 등을 챙기기도 했다.
◇5시 50분=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나 둘 몰리자 한남동에 경찰이 추가로 배치됐다. 경찰은 오전 6시 기준 서울기동대 소속 45개 부대, 2700여 명을 투입해 현장 안전관리에 나섰다.
◇6시 00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가 집회를 시작했다. 앞서 이달 2일 대국본 등은 ‘오전 6시까지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자리를 지켜달라고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오전 6시 13분=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인원 20여 명을 정부과천청사에서 출발시켰다. 이들은 그랜저 3대와 K5 승용차 2대에 각각 나눠 타 한남동 관저로 출발했다.
◇오전 6시 19분=흰색 경호처 차량 한 대가 관저 앞에 도착했다. 경호처는 정문 인근에 차량을 대기시키고 인원을 바리케이트 뒤에 배치했다.
◇오전 7시 10분=공수처 체포팀 차량이 한남대로에 진입했다.
◇오전 7시 14분=공수처 체포팀 선발대 차량이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관저 앞에 이중으로 쳐져 있는 바리케이트 인근에 차량을 일렬로 대기시키고 입구를 봉쇄했다.
◇오전 7시 19분=공수처 체포팀 후발대 차량이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이후 카니발 등 차량이 추가로 도착해 승용차 총 8대가 관저 정문 앞에 대기했다. 공수처 관계자들은 대통령실 경호처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협의를 진행했다. 경호처는 공수처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정문 내부에 대형 버스 1대를 주차시켜 차벽을 세웠다.
◇오전 8시 2분=공수처 수사관들이 도착 40여분 만에 관저 진입을 시작했다. 차량은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으며 일부 인력만 투입돼 도보로 관저로 접근했다.
◇오전 8시 25분=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에 경찰 버스를 이용해 이중으로 차벽을 설치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왔을 때 집회 인원이 몰리는 것을 대비한 조치다.
◇오전 8시 27분=공수처 체포조가 관저 경내로 진입했지만, 경호처가 실내 진입을 저지해 대치를 벌였다.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원 또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등은 미니버스 등을 이용해 추가로 진입하려는 경찰들과 대치를 벌였다.
◇오전 9시 16분=외부에 있던 경찰 70여 명이 추가로 관저 경내로 진입했다. 경호처는 정문을 막고 있던 미니버스를 철수시켰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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