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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이 움직였을까. 쏘카가 공개한 2024년 이동 결산 데이터는 우리 사회의 이동 패턴의 일면을 보여준다.
4.8억 킬로미터. 지구를 1만2천 바퀴 돌 수 있는 이 숫자는 단순한 거리가 아니다. 이는 '소유'에서 '공유'로 옮겨가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천만 명의 쏘카 회원들이 만들어낸 이동의 총량은 대한민국 외곽을 10만6천 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 회원은 마치 강박처럼 431회나 카셰어링을 이용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공유 차량을 탔다는 얘기다. 39종의 차량을 번갈아 이용한 회원도 있었다. 이런 숫자들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더 이상 자동차는 '소유'의 대상이 아닌 '이용'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다양한 차종을 선택해 이용하는 것이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세대별 선호도다. 20대는 실용적인 아반떼를, 30-40대는 가족형 카니발을, 50대는 고급 세단 그랜저를 택했다. 각 세대의 경제력과 라이프스타일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20대, 가족과의 여행과 이동이 잦은 30-40대, 안정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 차량을 선호하는 50대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도 주목할 만하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프리미엄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수입차 이용은 전년 대비 월평균 14% 증가했고, 주행거리는 15% 늘었다. 이는 한때 '부의 상징'이었던 수입차가 이제는 '경험의 대상'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도' 서비스의 성장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여지와 다른 곳에 차량을 반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한 회원이 연간 221회나 이용했다. 2024년 상반기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이용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도시 내 이동 패턴이 더욱 유연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름' 서비스 역시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집 앞이나 회사 근처 등 원하는 장소에서 차를 빌릴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최다 이용 회원이 171회나 활용했다. 이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단순한 '차량 대여'를 넘어 '맞춤형 이동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외국인들의 이용 패턴이다. 싱가포르를 필두로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한국의 카셰어링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대만, 말레이시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한국의 모빌리티 혁신이 이제 국경을 넘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 시작된 외국인 전용 서비스는 글로벌 OTA 플랫폼인 Klook 등에 입점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모두의주차장이 기록한 500억 원의 거래액은 도시 공간의 재구성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년 대비 25%나 증가한 이 수치는 주차 공간 역시 '공유'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당일권이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고, 시간권과 심야권이 그 뒤를 이었다. 마포구, 종로구, 서초구로 이어지는 주차 수요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동선을 그려내고 있다.
이 모든 숫자들이 말해주는 것은 명확하다. 우리는 지금 소유의 종말과 공유의 시작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전환의 속도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쏘카가 제시하는 '혁신적인 이동 경험'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는 더 이상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도시의 공유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주차장은 더 이상 방치된 공간이 아닌,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시장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산업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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