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면역 담당 세포-대식세포 등
노화 과정서 기능 크게 저하
“표적 치료로 퇴행성 질환 예방”
과학자들이 뇌의 노화 현상에 각별히 많은 영향을 받는 세포들을 찾아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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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노화로 뇌가 손상되는 양상을 세포 수준에서 확인했다. 동물 실험을 통해 노화가 일어난 뇌에서 집중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세포 유형을 확인해 이러한 변화가 이들 세포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냈다. 노화한 뇌 세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세하게 확인한 이번 연구는 향후 뇌의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관리하는 방법을 찾을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훙쿠이 쩡 미국 앨런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노화가 진행되면서 중요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겪는 수십 가지 세포를 특정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에 대한 리보핵산(RNA) 시퀀싱 분석과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등을 활용한 첨단 브레인 매핑(brain mapping·뇌 지도화) 도구를 사용했다. 생후 2개월의 어린 쥐와 생후 18개월의 늙은 쥐를 대상으로 뇌 16곳에 걸쳐 120만 개 이상의 뇌 세포를 분석했다. 쥐의 나이로 18개월은 인간으로 치면 중년 정도의 나이다.
연구팀은 쥐 뇌의 구조와 기능, 유전자, 세포 유형 측면에서 인간의 뇌와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의 노화를 해석하는 데 유의미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노화 영향을 많이 받는 세포로 미세아교세포와 대식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가 지목됐다. 모두 뇌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다.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는 세포계에서 발생한 이물질, 암세포, 비정상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탄세포라는 뇌세포는 시상하부에서 세포를 구성하는 유전자가 노화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화한 뇌에선 염증 관련 유전자 활동량이 증가한 반면에 신경 구조 기능 관련 유전자는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유전자 작용이 특히 활발하게 일어나는 세포계의 ‘핫스폿’을 발견했다. 신경계와 뇌하수체를 통해 내분비계를 연결하며 우리 몸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시상하부 근처 세포 집단에서 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 세포들은 음식 섭취, 에너지 항상성 유지, 신진대사 유지, 우리 몸이 영양소를 사용하는 방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화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 세포 집단을 연구하는 것은 노화의 비밀을 풀 단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표적으로 삼거나 저하된 기능을 보존하는 전략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노화 관련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화의 여러 증상 중 한 가지를 늦춘다는 점에서 노화 과정 자체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진은 “그간 과학자들은 노화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한 번에 하나의 세포로 연구했지만 미국국립보건원(NIH) 뇌 이니셔티브를 통해 가능해진 혁신적인 브레인 매핑 도구 등을 사용하면 노화가 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뇌의 노화의 비밀을 푸는 연구 성과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에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은 뇌 내 노폐물 정화 시스템이 노화로 약화되는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고 노폐물 처리 속도를 복원하는 쥐 실험에 성공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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