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강석희 김다노 백온유 위해준
전앤 최영희 황보나 지음
돌베개 | 236쪽 | 1만4000원
7명의 작가가 ‘돌봄’을 주제로 쓴 소설집이다. 어떤 주제는 주제 자체만으로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는 돌봄을 주제로 다소 예상 밖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청소년이다. 표제작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전앤)에서 돌봄의 대상이자 주체는 고등학생 유진이다. 유진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 자책골을 넣는데, 그 영상이 학교 익명 게시판에 공유된다.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 것만 같아 스트레스를 받던 유진은 문득 자신의 오른발이 어제보다 조금 작아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마에게 ‘발이 이상하다’고 말해보지만, 엄마는 ‘너 낳고 나도 손목이 부었다’는 말만 할 뿐 공감해주지 않는다. 운동화를 신어도 헐렁, 실내화를 신어도 헐렁한 발을 끌고 유진은 학교에 간다. 학교에 가니 누구보다 자기 마음을 알아줘야 할 단짝 남주는 좀처럼 속을 알 수 없게 행동하고,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유진의 발은 점점 작아진다.
‘샤인 머스캣의 시절’(백온유)의 주인공 희지는 심각한 알레르기를 가진 지우와 사귀게 된다. 지우는 콩, 계란, 밀가루, 붉은 고기, 갑각류, 키위, 복숭아, 파인애플 등 수없이 많은 음식을 못 먹는 것은 물론 냄새조차 맡지 못한다. 희지는 자기의 병을 ‘심각한 편식’ 정도로 생각해 이런저런 조언을 건네는 아이들에게 늘 깍듯하고 친절하게 응대하는 지우에 반한다. 하지만 깍듯하고 친절하게, 외부와의 단절을 택한 지우와 희지의 관계는 희지의 실수 한 번으로 삐걱댄다.
소설 속 돌봄의 범위는 넓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돌보는 것, 자신이 처해본 적 없는 타인의 어려운 상황을 때로는 너그럽게 받아들여주는 것도 모두 돌봄이라고 소설가들은 말한다. 매 소설이 끝날 때마다 ‘작가의 말’이 붙어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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