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새해부터 잇단 조정
대신 “반도체 부진… 2025년 영업익 35조로 하향”
목표가 8만5000 → 7만8000원… 8.23% ↓
최근 한 달간 리포트 16개서 목표가 내려
‘유지’ 증권사도 주가 당분간 박스권 전망
“자사주 매입으로 하락 압력은 제한적”
2024년 1.26% 상승 중소형주 상대적 선방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관련한 리포트를 작성한 4개 증권사(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 중 미래에셋을 뺀 3곳이 목표 주가를 내렸다. 최근 한 달간 작성된 리포트를 살펴봐도 20개 중 16개가 하향 조정했다. 나머지 리포트는 목표 주가를 유지해 상향 조정한 증권사는 없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8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8.23% 내렸다. 신석환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을 33조7000억원, 올해 영업이익은 35조원으로 하향(전망)한다”며 “견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 메모리 수요에도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되었으며, 스마트폰·PC 등 수요 둔화 및 레거시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8만3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낮추면서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당초 전망보다 28% 낮은 7조3000억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역시 24% 내려 잡은 35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7만5000원으로 내린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1622억달러로 역대 최고였던 2018년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나 삼성전자 DS(반도체)의 영업이익은 당시 수준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에 2024년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기’였다”며 “올해 상황도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목표 주가를 유지한 증권사들도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더 부진한 수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및 재고 조정 지속, (작년) 3분기에 이어 발생한 일회성 비용, 경쟁 심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부분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락에 대한 압력은 제한적이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는 (상승) 모멘텀 또한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 코스피 시가총액의 20.62%(보통주 18.54%, 우선주 2.08%)를 차지했다. 그만큼 전체 주식시장 움직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길어지면 증시 전체의 반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대부분 하락 추이를 걷다가 장 막판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0.55포인트만 떨어진 2398.94에 마감하며 올해 첫 거래를 약보합세로 끝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 오른 5만3400원에 마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만큼 올해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총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톱10’ 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 10.27% 하락했다. 초대형 지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현대차, 셀트리온, 네이버 등으로 구성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200에서 시총 하위 10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지수화한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는 1.26% 상승했다. 이 지수는 HD현대미포, 효성중공업, 한화시스템, 키움증권, BNK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