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보도…"JAL, 과거 사고서 탈출 시 수하물 반출 금지 교훈 얻어"
지난해 1월 2일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JAL 여객기 |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지난해 1월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두 대의 항공기가 충돌했을 당시 일본항공(JAL) 여객기 탑승객이 전원 탈출한 것은 승무원의 적절한 대응과 우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사고 1주년을 맞아 운수안전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경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탈출 과정을 재조명한 기사에서 "외신이 '기적'이라고 칭찬한 탈출은 과거 사고의 교훈을 살린 승무원의 냉정한 대응에 몇 가지 우연도 겹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사고는 착륙을 시도하던 JAL 여객기가 이륙하려던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하면서 벌어졌다.
여객기 탑승자 379명은 사고 시점에서 10분 남짓 만에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는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닛케이는 충돌 이후 여객기 기내에서는 큰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고, 승객은 대부분 승무원 지시에 잘 따랐다고 짚었다.
신문은 "기내 방송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어 승무원들은 큰소리로 승객에게 탈출 방법을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며 "화재 영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탈출구는 3곳뿐이었고 연기로 시야는 급속히 좁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승무원들이 승객에게 짐을 챙기지 말라고 요청해 많은 승객이 맨손으로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운수안전위원회는 절박한 상황에서 '박빙의 탈출극'이 가능했던 배경에 2016년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서 일어난 JAL 여객기 사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고 당시 승객 3명이 다쳤는데, 승객이 짐을 갖고 탈출하느라 기장이 객실로 진입해 탈출을 지휘하지 못했다.
JAL은 사고 이후 안전 영상 내용을 수정해 긴급한 일이 있을 때는 수하물을 반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지상 직원들도 참가하는 탈출 훈련을 했다.
닛케이는 "사고 여객기에는 JAL그룹 사원 2명이 타고 있었는데, 긴급 탈출 훈련에 참여했던 경험을 토대로 주변 승객들에게 탈출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운수안전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충돌 규모에 대해 "안전 설계 기준을 크게 넘었을 수 있다"면서 조종실과 객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은 덕분에 전원 탈출이 가능했다고 짚었다.
또 위원회는 충돌로 앞쪽 랜딩기어 바퀴의 타이어가 파손됐지만, 지지대가 부러지지 않아 동체 착륙을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조건이 달랐다면 인적 피해가 확대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운수안전위원회 조사 목적은 책임 추궁이 아니라 사고 재발 방지와 피해 경감을 위해 교훈을 찾는 것"이라며 사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관제사 지시를 잘못 이해해 허가 없이 활주로에 들어선 것이 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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