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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소설에 빠진 한국···국내 첫 '문학포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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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주요 서점 '인산인해'

소설 판매량 작년比 33% 늘어나

문학플랫폼 '시작하다' 3월 론칭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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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을 맞은 1일 서울 영등포구 교보문고 영등포스퀘어점. 새해에 읽을 첫 책을 사려는 독자들로 서점 안이 북적거렸다. 눈에 띄는 것은 입구 가까운 문학 매대 주변의 인파였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을 비롯해 한국 문학 작품이 놓여있는 매대에 많은 이들이 몰렸다.

반면 외국문학 코너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책을 사기 위해 몇 겹으로 선 대기줄에는 김지연 소설가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2025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표지의 분홍색 띠가 여러 개 보였다. 20대 고객 이모씨는 “원래 연초에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읽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친구가 괜찮은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해서 같이 왔다”며 “소설에 관심 없던 친구가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측은 “이날 집계한 영등포점의 소설 분야 매출이 전년 같은 날 대비 33% 늘었다”며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문학 열풍이 새해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시작된 한국 문학의 날갯짓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1일 온라인 서점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1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재등극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지난 10월 중순부터 12월 3주까지 내리 종합 1위를 기록한 뒤 순위가 내려왔지만 독자들의 성원 속에서 종합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이어 2위와 3위로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자리를 지켰다.

윤희영 현대문학 팀장은 “원래 현대문학상이 12월 출간되고 한 달 사이에 판매가 집중되는데 올해는 그 기간이 좀 더 길어졌다”며 “특히 지난 2년 간 문학상 수상작품집 판매고가 15% 가량 빠졌는데 올해는 3~4년 전으로 회복했다. 김지연 소설가와 박소란 시인의 팬층도 두텁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한국 소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기대작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월에 김숨 소설가가 시각장애인을 인터뷰해 쓴 연작 소설 ‘무지개 눈’이 출간되고 한강의 ‘겨울’ 3부작 장편 소설의 마지막편(제목 미정)을 비롯해 정세랑, 김혜진, 박서련, 김멜라 등 거장의 반열에 오른 소설가들의 신작 장편 소설이 예정돼 있다.

장편 소설 ‘성소년’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통하는 작가로 자리잡은 이희주 소설가 상반기에 세계관이 이어지는 소설인 ‘성소녀’를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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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문학 콘텐츠를 한 곳에서 소비할 수 있는 포털 ‘시작하다’가 올 3월 론칭을 해 본격적으로 문학 애호가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국내에서 문학 관련 2차 콘텐츠, 문학 강의, 문학 뉴스, 서점 등을 한 곳에 모아 문학 애호가들이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는 전무한 상황이다. 정은우, 한정현 소설가 등이 강의에 참여하고 박사랑 소설가와 양안다 시인이 팟캐스트 등 2차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문학 포털을 준비하는 김새봄 한국작은출판문화연구소 대표 겸 새봄출판사 대표는 “문학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 팟캐스트 등 2차 콘텐츠를 비롯해 문학 커뮤니티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높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곳이 없다”며 “본격적으로 불어 온 K문학 열풍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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