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새해 키워드
대내외 불안정성 해소 '위기 대응'
빅테크기업 등과 서비스협력 강조
주주 환원·사회공헌 활동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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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와 자산성장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호실적을 이어가던 4대 금융그룹이 올해는 심상치 않은 대내외 경제상황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4대 금융그룹 CEO(최고경영자)도 모두 올해를 위기의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탄탄한 펀더멘털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지난해 반복된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에 대한 신뢰가 크게 실추됐는데, 금융산업은 신뢰가 생명인 만큼 보다 강력한 내부통제로 고객 신뢰를 되찾아온다는 방침이다.
또 4대 금융은 지난해 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 확대 등 밸류업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기업가치를 한단계 도약시켜 나간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4대 금융그룹 CEO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한국경제가 불확실성과 침체의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회장은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다양한 갈등 요소들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며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고 내다봤다. 진 회장은 "내수부진과 수출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함 회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잇단 금융사고로 인해 그룹에 대한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이에 이들 CEO는 올해 경영전략의 방향을 '위기대응'으로 잡았다. 양종희 회장은 KB금융이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업종·빅테크·플랫폼 기업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고,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만의 상품, 서비스로 경쟁하기 보다 다른 기업의 플랫폼, 서비스와 결합할 때 파급력과 성공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또 대면채널 혁신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직원 한명 한명이 고객과 만나는 채널 그 자체가 되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조직개편에서도 대면채널 혁신을 미션으로 부여했다"고 밝혔다.
진옥동 회장은 올해 전략 방향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와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로 잡았다. 진 회장은 지주 사령탑에 오른 직후 '스캔들 제로(Zero)'를 추진하며 내부통제 강화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드러나자 다시금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를 구동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 수요자 중심의 솔루션과 그룹사 시너지 발굴을 확대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진 회장은 "고객 관점에서 금융을 바라보고 본업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가하겠다"면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높여 저탄소경제 전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은 올해 하나금융 출범 20주년이 되는 만큼,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함 회장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복잡한 전략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고객기반 확대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전략도 맞춤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역별, 국가별로 맞춤형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사업영역 확장과 함께 비은행 부문의 동반진출을 통해 수익기반을 다양화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은 우선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사와 비교해 뒤처진 자회사 경쟁력을 높여 그룹의 성장과 수익기반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WM 등 핵심사업 분야는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체질개선을 통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금융영역으로의 도전을 철저히 준비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4대 금융그룹은 시장에서 저평가 받아온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방안도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자본비율 관리에도 적극 나서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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