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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김정은 홀로서기, 김여정은 자녀 공개…평양남매 엇갈린 연말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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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년째 금수산 새해 참배 불참
집권10년 넘기며 선대후광 벗기 주력
北TV, 김여정자녀 추정아동 영상공개


매일경제

2025년 새해를 맞으며 북한의 당과 정부의 간부들이 지난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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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말연시에 ‘가족’과 관련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김일정·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하며 선대(先代)의 그늘을 지우고 홀로서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반면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자녀로 보이는 남녀 아동과 손을 잡고 새해 축하 공연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관영TV를 통해 공개했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당·정·군 간부들이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신년 참배를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불참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2012년 권력을 승계한 뒤 집권 초반기에는 2018년만 빼면 매년 새해 첫날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그러나 집권 10년을 넘기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년 참배 행사에 불참했다.

그는 최근 2~3년 사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광명성절)과 김일석 주석 생일인 4월 15일(태양절)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 이후 권력구도가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해 유훈정치에서 벗어나 ‘김정은의 북한’ 만들기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집권 초기에는 선대의 후광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집권) 10년이 지나면서부터 독자적 위상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先代의 남북관계 흔적 박박 지워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대표적인 남북 교류협력 성과물인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대의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그는 북한이 70년 이상 유지해온 민족·통일 개념을 폐기하고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밀어붙였다. 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를 폐지하고 평양의 남쪽 관문에 해당하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도 철거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서 ‘주체’ 연호를 삭제했다.

북한은 김일성의 생년(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 연호를 김일성 3주기인 1997년부터 사용했다. 당시 북한은 ‘수령의 혁명 생애와 불멸의 업적을 길이 빛내기 위해’라며 주체 연호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김여정, 2018년 둘째 임신한 상태로 南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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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된 신년 공연 영상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아이들과 함께 평양 5월1일 경기장 야외 테이블로 향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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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자녀들로 보이는 아이들과 손잡고 새해맞이 공연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다. 북측이 김 부부장의 가족관계를 짐작할 만한 보도를 내놓은 적은 여지껏 없었다.

지난 1일 조선중앙TV는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전날 진행된 신년 경축 공연을 녹화 방송했다. 방송 영상에는 고위 간부들이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 부부동반으로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로 이동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이때 김 부부장이 남녀 아동과 나란히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맥락상 영상에 나온 아이들은 김 부부장의 자녀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 매체의 특성상 김정은 위원장의 직계 가족인 김 부부장과 관련한 영상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방송분에 포함됐을 것이다.

정보당국은 지난 2015년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김 부부장이 결혼했고, 출산도 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후 김 부부장은 지난 2018년에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영상에 나온 아이들과 비슷한 연령대다.

김 부부장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그간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김 부부장과 결혼한 남성이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 자제이거나, 당적인 기반이 없는 하급 당 간부의 아들이라는 상반된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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