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국회의사당에서 하원 본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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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대 미국 연방의회 공식 개회일(3일)을 앞두고 하원의장 선출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재선에 도전 중인 마이크 존슨 의장이 민주당과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 것 등에 불만을 품은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하원의장 선출이 불발될 경우 하원은 당분간 기능 불능상태에 빠진다. 존슨 의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트럼프 당선자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1일 에이비시(ABC) 뉴스는 자체 집계 결과 존슨 의장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15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하원은 435석이지만 법무장관으로 지명돼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한 맷 게이츠를 빼면 현재 434석이다. 의장이 되려면 투표에 참여한 의원 중 과반의 표를 얻어야 한다. 434명이 기권·불참 없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218표가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은 219석, 민주당은 215석을 차지하고 있다.
반대 여론은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성향의 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토머스 매시 의원(공화·켄터키)은 공개적으로 존슨 의장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존슨 의장이 계속 하원의장을 맡을 경우 공화당이 2026년 하원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칩 로이 의원(텍사스)도 존슨 의장이 아직 재선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자신도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폭스 뉴스에서 밝혔다. 프리덤코커스 의장 앤디 해리스 의원(메릴랜드)과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도 비슷한 입장이다.
하원의장 선출안은 하원이 개의하는 3일(현지시각) 정오에 첫번째 안건으로 상정된다. 관례적으로 하원은 의장을 선출하기 전까지 어떤 업무도 진행할 수 없다. 다만 1월 6일로 예정된 대통령 당선자 추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는 상원의장이 주재하기 때문에 하원의장이 공석이어도 절차상 진행은 가능하다. 2023년 1월 제118대 의회가 시작될 때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케빈 매카시 의원(공화·캘리포니아)이 의장직에 선출될 때까지 나흘 동안 15번 투표를 거쳐야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의원들이 불참하거나 기권할 경우 218표가 아닌 216~217표가 필요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다며 반대 의원들이 제3의 후보를 찍을지, 기권할지도 주요 변수라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2명이 기권하면 투표 참여 의원은 432명이 되고, 이 경우 과반은 217표, 3명이 기권하면 216표가 과반이 된다. 더힐은 “트럼프의 공개 지지에도 존슨을 지지하기로 확정하지 않은 공화당의 빅토리아 스파르츠 의원(인디애나)은 2023년 매카시 의장 선출 때도 여러 차례 ‘기권’ 투표를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의장은 반대나 유보 입장을 보이는 의원들과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계속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마이크 존슨 의장은 훌륭하고, 성실하며, 신앙심 깊은 사람”이라며 “그는 올바른 일을 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 승리할 것이다. 마이크는 나의 전폭적이고 완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도 같은 날 “저도 같은 생각이다. 당신은 저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적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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