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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고액 자산가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오리무중' '교토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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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30억 이상 자산가 서비스 SNI 고객 대상 설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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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주로 새해 금융시장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하는 금융 환경'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자산 30억원 이상 SNI 고객 341명을 대상으로 '올해 주식 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오리무중(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교토삼굴(다양한 대안을 준비해 위기에 대응)'이 각각 30%씩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외에도 '전전긍긍(두려움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 14.1%, '고진감래(일시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음)' 12.8% 등 대부분의 응답자가 녹록지 않은 새해 금융시장을 전망했다.

사자성어를 통해 바라본 고액 자산가들의 내년 주식 시장 기대감은 작년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거안사위', '다다익선', '상전벽해' 등을 선택해 긍정적인 시장을 전망한 응답자가 77%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그 비율이 50% 수준에 그쳤다.

새해 코스피의 연말 지수 상승률을 물어보는 질문에도 지난해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가 약 80%에 육박했으나 올해에는 51%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선택한 올해 코스피지수의 평균 등락률은 약 +5.2%로 나왔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한국 시장의 상대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국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심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불확실성 높은 금융환경에 대비해 '교토삼굴(꾀 있는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처럼 올해를 준비하는 유망 자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각각 세 가지씩 언급했다.

삼성증권이 언급한 세 가지 유망 자산은 ▲미국 국채 ▲미국 주식형 ▲국내 롱숏 펀드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제시한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할 세 가지는 ▲기업 이익의 상향 조정 ▲상대적, 절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트럼프 공약 중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되는 부분이다.

미국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이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각각 11.3%, 11.7%의 상승을 기대해 여전히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클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두 지수 모두 응답자의 80% 이상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중 30% 이상 초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각각 5.3%와 3.5%나 나왔다.

다만 긍정적인 미국 시장을 전망함에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운 점으로는 환율을 꼽았다. 응답자의 41.0%는 환율 전망이 어려워 미국 주식 투자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최근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증권사와 SNS의 종목 토론방 미끼 정보가 투자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29.1%에 달했다.

새해 들어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44.9%로 작년(62.5%)보다 크게 하락했다.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하는 응답자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앞서 긍정적으로 전망한 미국(47.8%)이 우리나라(40.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작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47.3%, 미국이 39.5%였으나 올 한해 시장 흐름 및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선호 국가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망 업종도 확인한 결과, 올 한 해 미국 시장을 주도했던 AI·반도체 업종이 38.2%로 지난해(50.6%)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다만 AI·반도체를 선택한 비중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졌고 대신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22.5%를 기록해 지난해 1.7%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해 크게 상승, 응답자의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방어주 성격의 인터넷·게임 업종과 면세·유통·화장품 업종은 각각 3.9%씩에 그쳤다.

국내 주식 시장의 반등 시기와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올해 2분기라는 의견이 38.5%로 가장 높았고 3분기도 30.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1분기와 4분기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20.5%와 10.6%에 그쳤다. 이달 트럼프 취임 등 빅이벤트 이후 본격적으로 2~3분기에 국내 주식 시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반면, 올해 채권(금리형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51.1%를 기록해 주식형 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44.9%)보다 많았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따라 미국 소득세 인하, 법인세 추가 인하가 추진되면서 재정적자 우려가 확대될 경우 미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국내 장기채 금리에도 단기적으로는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이 생겨 채권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확대하고자 하는 채권형 자산으로는 미국 국채가 33.7%로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 국채(22.3%), 국내 회사채(13.7%) 순이었다.

올해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의 포트폴리오 비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7%가 두 자산에 배분해서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에 각각 6대 4 비중으로 배분해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8.6%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 31.5%와 비교하면 약간 감소했다. 이어 4대 6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1.1%를 기록해 지난해 19.6%보다 다소 많았다. 반면 지난해에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기록했던 8대 2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21.7%보다 감소한 20.7%를 기록했다. 올해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형 자산 선호 현상이 지난해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55.9%)이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을 꼽았다. 이어 '우리나라 정세(17.2%)', '미·중 무역 분쟁 해소(8.4%)', '주요국의 금리 인하(7.0%)'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새해에는 트럼프 집권 2기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정세, 전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금리 변화 등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소폭 확대됐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선호가 내년에도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경우에도 교토삼굴처럼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에서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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