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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1억원까지 보장한다는데'…금리 줄하향에 갈곳 잃은 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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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예고
은행·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
저축은행도 수신 확보 꺼려…"운용처 없어"


올해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에 맞춰 새로운 저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던 금융 소비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 작년 말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2%대로 내려앉았다. 통상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자랑했던 저축은행마저 수신고 확보에 무심한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시중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평균 2.82%로 집계됐다. 우대금리 등을 적용한 최고 금리는 평균 3.17%다. 작년 1월 3.6%대에서 0.78%포인트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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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더 넣고 싶은데…'아쉬운 금리'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하락세는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평균 3.34%로 집계됐다. 같은 해 1월 3.96%에서 0.62%포인트 하락했다.

연말이면 진행되던 '특판'도 자취를 감췄다. SBI저축은행이 최근 정기예금 금리우대 특판 행사를 진행했지만, 우대금리 적용에도 금리는 3.55%에 그쳤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특판 상품은 연 4%대 금리를 자랑했다.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에 따라 '통장 다이어트'를 계획했던 소비자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작년 12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5000만원 한도에 맞춰 분산한 예금을 모으고, 여러 통장을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은행과 저축은행 간 예금금리 경쟁, 저축은행으로의 '머니무브' 등의 예측과도 당장은 동떨어진 분위기다. 애초 금융당국은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오르면 저축은행 예금 잔액이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불안하다는 인식 때문에 예보한도가 사실상 예치액의 상한"이라며 "예금 고객은 아주 작은 금리 차로도 움직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으로 움직일 유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올릴 이유도 동력도 없어

금융권은 앞으로도 예금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작년 10~11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고, 올해 초 추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을 확보해도 쓸 곳이 없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기가 어렵다. 최근 라온·안국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지면서 건전성 관리가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신만 증가하면 예금보험료로 인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예보료는 예금보험제도 운영을 위해 금융사가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금액인데,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잔액 대비 0.4%에 달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부동산 PF나 건전성 문제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나서서 대출을 영업하기는 부담스러운 환경"이라며 "예보료 때문에 수신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예금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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