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훨훨 K뷰티, 美도 엄지척
작년 美 화장품수입 22%가 한국산… “가성비 최고” 소문, 2조원 넘게 팔려
중소-인디 제품이 K뷰티 열풍 주도
전체 수출액의 68%… 몸값도 쑥쑥
●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 2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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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동아일보가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데이터웹(Dataweb)을 통해 집계한 미국 내 화장품 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미국에 수입된 한국 화장품은 14억516만 달러(약 2조680억 원)로 이미 2023년 연간 수입액(11억 달러)을 넘겼다. 11, 12월 실적이 남아 있지만 점유율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점유율 2위 국가인 프랑스(10억3215만 달러)와의 격차가 이미 4억 달러 가까이 나기 때문에 이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다. 점유율 3위 캐나다(8억5397만 달러)와 2위인 프랑스의 격차(약 1억7818만 달러)보다 1위 한국과 2위 프랑스의 격차가 두 배로 크다.
지난해 미국 내 화장품 수입액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산이 전체의 22%를 차지했고 이어 프랑스(16.3%)와 캐나다(13.5%)순이다. 그동안 북미 뷰티 산업은 프랑스와 캐나다 두 나라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는데 지난해 초부터 K-뷰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화장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자료: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데이터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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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K-뷰티는 약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93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인 2021년 연간 수출액 92억 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날개 단 인디 화장품 브랜드 약진
K-뷰티 열풍의 주역은 중소·인디 브랜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50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다. 이는 1∼9월 한국 화장품 전체 수출액(74억 달러)의 약 68%로 수출된 K-뷰티 제품 10개 중 7개가 중소·인디 브랜드 제품이었다. 이들 인디 브랜드는 쇼트폼과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제품을 알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의 할인 행사 블랙 프라이데이에서도 인디 브랜드의 성과는 두드러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세럼, 토너 품목 100위 베스트 셀러 내에 한국산 제품이 각각 44개, 46개나 됐다. 에이피알, 아누아, 조선미녀, 티르티르, 브이티, 성분에디터 등 인디 브랜드가 만든 제품이 다수 포함됐다.
뷰티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의 기술·생산력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인디 브랜드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생산 시설이 없다. 이들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같은 한국의 ODM 기업에 제조를 의뢰한다. 반도체 산업에 비유하면 인디 브랜드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셈이다.
연구개발(R&D)과 생산 지원에 주력한 ODM 기업들은 인디 브랜드의 제품 생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줬다. 인디 브랜드들은 제품력에 대한 걱정 없이 ODM 기업에 제조를 맡기고 콘셉트 기획, 마케팅, 홍보 등에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콜마의 고객사는 2022년 2509곳에서 2023년 3147곳, 지난해에는 3776곳으로 늘었다.
K-뷰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몸값이 비싸지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한국의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지’를 인수했다. 중소기업 M&A 자문사 MMP의 한만휘 이사는 “K-뷰티는 스킨케어 부문에서 고품질 성분, 다양한 제품군으로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성공한 인디 브랜드들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내고 있는데 다른 분야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내기는 힘들어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매물로 나오면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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