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구랍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인근에 애도의 편지와 함께 국화꽃이 놓여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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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손수조 칼럼니스트] "이번 항공기 참사로 정말 온 국민이 울고 있어. 너무 안타까워. 우리 가족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잖아. 너무 끔찍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맞아. 사고가 난 다음날 동일 항공사 기종이 랜딩 기어 결함으로 다시 회황하는 일도 있었잖아. 항공기 전수조사, 활주로 점검 등 국토부가 전반적으로 다 점검하고 개선할 부분들 개선해야지."
"그런데 그 현장에 정치인들이 꼭 가야해? 가서 손 잡고 울고 하는 거 다 쇼 아니야? 그 눈물도 난 '악어의 눈물' 같아."
"정치인들 재해현장 가는 거 많은 국민이 싫어하지. 가서 사진만 찍고 가는 일부 몰염치한 정치인들이 있다 보니 미운털이 박힌 게 사실이야. 정치인들도 알아. 본인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을 대표하는 책임 있는 위치의 정치인들이 국가적 재해현장에 안 갈 수는 없지. 가서 직접 현장을 보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할 일도 있고, 또 무엇보다 그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과 함께 하고 그 비통함을 같이 느끼고 공감하는 일도 정치인들의 일이지. 최근에는 정치인들이 우루루 가서 사진 찍고 인증샷 올리고 하는 그런 일들은 내부에서도 많이 단속을 하는 것 같더라고."
"지난 이태원 참사 때도 앰뷸런스 타고 온 정치인 있었잖아? 수해현장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 고 말한 정치인도 있었고. 도대체 어떤 생각이면 그런 행동들을 할 수 있는 거야? 이들이 그 피해자들과 함께 울어줄 수 있다고 난 생각하지 않아. 차라리 안 오는 게 도와주는거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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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지금도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다 보니 국민 혐오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 하지만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무엇이 가장 시급한 일인지, 제도적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일은 없는지를 살피는 것도 필요해. 코로나 팬더믹 때 격리 지역에 들어가 의료봉사 한 정치인. 수해 때 피해 지역 주민들과 몇 날 며칠을 뻘에서 구르며 지역 청소를 도맡아 한 정치인들도 있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봉사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사진만 찍고 가버리지는 않아야겠지. 결국 전정성의 문제인 것 같아. 피해 주민들이 봤을 때 언론 보도용으로 온 것인지, 진정으로 우리를 위해 와 준것인지 느껴지겠지?"
"언론의 지나친 취재 경쟁도 문제야. 피해자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개별 인터뷰나 사진촬영은 안 했으면 좋겠어. 침통한 그 와중에 ‘어떻게 생각하냐’ ‘어떤 사연이 있냐’ 물어보면 얼마나 힘들겠어. 그리고 그 침통한 모습과 이야기가 여과 없이 대중에게 공개되면 얼마나 속상할까."
"이번 항공기 사고에서도 유가족 대표가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 개별 인터뷰하지 말아달라고. 본인의 이야기가 언론에 나간 걸 알고 엄청 격분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도 언론사별로 피해 가족 사연에 대한 보도는 경쟁적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고, 조금 더 자극적이고 조회 수를 올릴 수 있는 내용은 확대 재생산되고 있지. 재해 보도에 대한 언론의 지침이 좀 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할 것 같아."
"책임있는 정치인들과 언론인이 진짜 해야 할 일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유가족들을 위한 지원 방안 등이지. 이번 항공기 사고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나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분석들이 필요하겟어. 지금 나오는 보도들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가 없어."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었다고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날 수 없고. 이중 삼중 장치가 되어 있는 랜딩 기어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그렇다면 동체의 다른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왜 이렇게 짧은지. 그 활주로 끝에 구조물은 왜 콘크리트 둔덕으로 돌출형인지. 정말 낱낱이 밝혀져야지. 그렇게 피해 유가족의 물음에 답을 주는 일이 정치권이 할 일이지. 그리고 이러한 비슷한 상황에 놓인 공항이나 항공기를 전수조사 하고 개선 할 부분을 빨리 개선해 내는 일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할 일인거지."
"사뭇 우리 국민이 이렇게 아프고 비통한 일을 겪었을 때 손잡고 함께 진정한 눈물을 흘려줄 큰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없는 것 같아 슬프다. 온통 꼴 보기 싫은 정치인만 있고, 정말 존경스럽고 마음이 따듯한 그런 정치인을 우리는 갖지 못한 것 같아."
"서로 악마화 하는 일이 다반사인 이 정치 시스템 안에서 아무리 따듯한 사람도 냉혈한이 되고야 마는 것 같아.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은 다 소외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함께 내어주기 위해 시작했을 텐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 승자 독식의 구조 속에서 어쩌면 괴물이 되어가지 않았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권력에 아부하고 시류에 잘 편승하는 자들만 정치 입문이 가능해진 것일까. 국가 재해라는 국민적 아픔의 현장에 환영받지 못하는 정치인이라니. 국민의 손을 잡아 줄 수 없는 정치인은 정치할 자격을 잃은 게 아닐까?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가 가장 안 되는 분야가 정치권인 것 같아 씁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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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sujo@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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