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의상대 일출./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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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 떠오르는 해를 본다. 동해를 붉게 물들이며 세상의 아침을 여는 풍경은 늘 감동이다. 오랜 세월 이어진 해맞이는 선비들이 무척이나 사랑한 정취로 시문 속에 자주 등장한다. 낙산사 의상대 일출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아름답다 감탄한 곳으로, 명승 ‘양양 낙산사 의상대와 홍련암’은 예나 지금이나 일출로 유명하다.
낙산사 의상대와 홍련암은 해안 기암절벽 위 경치가 빼어난 곳에 자리했다. 의상대사의 좌선 수행처를 기념하여 세운 정자 의상대가 노송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그래서인지 의상대가 있는 벼랑과 홍련암 작은 마당은 해마다 그 모습을 담는 사람들로 인해 북적인다.
홍련암은 해안 절벽 관음굴 위에 위치해 굴암자로도 불리며, 낙산사의 모태가 된 곳이다. 의상대사가 파랑새를 따라 바닷가 굴로 들어가 밤낮없이 기도하자, 바다 위에서 붉은 연꽃이 솟고 꽃 가운데 나타난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게 되어 관음굴이라 하고, 홍련암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낙산사 의상대 일출 풍경./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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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암 또한 의상대에서 보면 해안 절벽에 관음굴과 홍련암이 독특하게 자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홍련암 바닥에 뚫린 작은 투명창을 통해 관음굴을 살펴볼 수 있는데, 관음굴 기암절벽 사이로 검푸른 파도가 출렁대며 드나드는 모습이 특별하다.
낙산사 일대는 오랜 세월 풍파를 많이 겪었다. 2005년에 큰불이 나 보물인 낙산사 동종이 녹아내렸다. 주요 경관 요소인 낙락장송과 많은 전각도 소실됐다. 당시 화마가 절벽에 자리한 홍련암 근처까지 내려와 요사채가 전소되었으나 홍련암만은 화재를 면했다.
지난해 말부터 나라의 명운이 흔들리는 데다 애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어, 새해를 희망과 기쁨만으로 맞이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해는 날마다 뜨고 지니, 의상대 해돋이 시를 새겨본다. ‘천지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불덩이가 솟는구나. 가슴이 용솟음친다. 여보게, 저것 좀 보아. 후끈하지 않은가.’ 그 변함없는 순리에 마음을 기대고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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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자연유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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