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전남 영광군 군남면의 한 마을에서 강아지 '푸딩이'가 돌아오지 않는 노부부와 손녀를 기다리고 있다. /고유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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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9명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가 구조됐다.
동물권보호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던 푸딩이를 안전하게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최고령 희생자인 배모(78) 씨 일가족 9명이 키우던 반려견이다.
케어는 푸딩이가 홀로 남았다는 언론 보도와 제보를 접하고 즉시 전남 영광으로 이동했고, 현장에 도착해 마을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푸딩이를 발견했다. 케어 측은 “우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케어는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고 있는 푸딩이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를 결정했다. 장례식장에 있는 유가족들과 연락해 협의 끝에 푸딩이를 임시로 보호하기로 했다. 케어는 푸딩이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서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푸딩이가 닭뼈와 양파, 김치 등을 토하는 등 그동안 보살핌 없이 적절한 음식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케어 측은 “유가족과 협의해 일단 서울에서 보호하고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며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푸딩이를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배 씨는 팔순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다. 배 씨는 영광군 군남면의 한 마을에서 아내 임모(64) 씨와 큰딸, 외손녀 정모(6) 양과 살았다. 광주에서 일하는 큰사위는 주말마다 집을 찾았다고 한다. 이들 5명과 작은 딸과 세 자녀까지 모두 9명이 함께 여행을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배 씨의 작은 사위는 졸지에 장인·장모, 아내와 세 자녀를 잃었다.
31일 오후까지 9명 중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이들은 3명이다. 푸딩이의 친구였던 정 양과 배씨의 작은딸, 작은딸의 막내아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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