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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단독] 탄핵정국이 부른 고환율… 난방비 걱정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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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확실성에 원달러 1500원대 육박

에너지 수입가 올라… "정치가 되레 민생 발목"

탄핵정국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로 인해 에너지 수입 비용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가뜩이나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초래한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민생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단 얘기다.

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로 인해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단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비율은 99.9%에 달한다.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에너지 수급(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아도 가격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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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중부지방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7일 서울 도심 건물에서 난방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환율 급등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

연구원은 “국내 석유시장은 국제 시장의 수요와 공급,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내보다는 외부 충격에 주로 반응한다”며 “기업들은 주로 1년 이상 장기계약 방식으로 원유 도입 계약을 체결해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에 따른 시장 (공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하루 평균 약 2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환율 상승은 국내 석유시장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들의 원유거래 방식 중 하나인 현물계약(즉시 사고 파는 계약)은 장기계약에 비해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송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유 구매 후 정제 과정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되기에 환율 변화는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스 시장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이고 구조화된 계약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공급 자체는 문제가 없어도, 가격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원은 “환율 급등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 도입비용 상승은 가스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늘릴 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생산 비용을 늘리는 등 간접적인 파급 효과가 초래된다”며 “한국은 겨울철에 LNG 수요가 급증하는데 한국가스공사는 이 시기에 현물시장을 통해 상당한 물량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기준 국내 LNG 수입 중 약 33%가 현물 거래를 통해 이뤄졌고, 그 중 38%가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집중됐다”며 “겨울철 수요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현물시장을 통한 조달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달 체계로 인해 가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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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해외투자은행, 산업硏 “올해 고환율 지속”

에너지 수입 부담을 늘리는 고환율이 올해 9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경제적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계엄선포 이후 13일까지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원달러 환율을 내년 1분기 1435원, 2분기 1440원, 3분기 1445원으로 전망했다. 환율 강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BNP파리바와 노무라은행은 올해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각각 1445원, 15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도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같은 달러 강세 요인,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과 같은 리스크로 인해 미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고환율로 인해 국제 에너지값 하락에도 국내 에너지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 투입이 많은 산업 부문의 설비투자 위축과 수입 원자재값 상승으로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며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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