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와 달리 올해는 '조용한 새해'를 맞이했다. 여행, 테마파크, 호텔 등 관광업계에서는 신년 행사를 계획하며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의 반전을 꾀했지만, 대규모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준비했던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며 참사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는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4일 자정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2024년 12월 31일에서 2025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 전국 각지에서 예정됐던 신년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됐다.
매년 각종 공연과 불꽃놀이 등을 선보이며 연말연시 활기찬 분위기를 꾀했던 테마파크업계도 올해는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롯데월드는 행사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전액 환불을 진행했다. 오는 4일까지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예정된 모든 퍼레이드도 중단할 계획이다.
에버랜드도 국가애도기간 문라이트퍼레이드, 매직인더스카이, 무민불꽃놀이 공연 등을 선보이지 않는다.
호텔가에서도 새해를 앞두고 12월 31일 자정 카운트다운에 맞춰 기획했던 행사들을 취소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달 31일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3000개 풍선이 쏟아낼 계획이었으나, 행사 하루 전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도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자 12월 31일 계획한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고, 곤지암리조트도 같은 날 예정됐던 불꽃 축제를 열지 않았다.
롯데호텔 서울과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에서도 새해 전야에 예정된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유명 가수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콘서트를 열지 않고 애도에 동참했다.
지자체에서 준비한 해넘이·해맞이 행사도 잇달아 취소되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는 카운트다운 행사를 비롯해 1월 1일 '2025 하늘공원 해맞이 축제' 공식 행사를 취소했고, 서대문구는 신촌 연세로 스타광장에서 예정했던 '2025 신촌 카운트다운 콘서트'를 열지 않았다. 경주시는 31일 노동동 신라대종에서 진행하려 했던 제야의 종 타종식을 열지 않았다.
해맞이 명소인 포항시 호미곶면 해맞이공원에서 예정된 '제27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 공식 행사도 전면 취소됐다. 해남군은 '땅끝 해넘이&해맞이' 행사와 오시아노 노을 페스타, 북일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았다. 전남에서는 7개 시·군의 해맞이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대대적인 국가 신년 행사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역시 '축제'보다는 '추모'에 집중했다. 타종 시작 전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진행했으며, 행사는 공연 없이 타종만 진행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참사의 슬픔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새해를 맞이한 기쁨보다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계엄 사태로 비롯된 탄핵정국에 대규모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신년을 겨냥해 준비한 행사를 진행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가라앉은 분위기에 따라 당분간 대규모 파티 형식의 신년 행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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