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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FT “러, 한·일과 전쟁 땐 포철 등 160곳 타격…10년 전 기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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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아래쪽)와 러시아군의 투폴레프 Tu-95 폭격기가 2020년 6월16일 알래스카 주변 상공에서 나란히 비행하고 있다. 미군의 북미우주항공방어사령부(NAADC)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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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전쟁이 벌어지면 핵발전소와 도로, 다리, 공장 등 민간 시설까지 포함한 160곳을 타격할 계획을 세웠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2013년~2014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군 기밀문서에서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문서는 러시아군사종합학교(CAA)의 휘장이 찍혀 있어, 주로 고위 군간부의 교육·훈련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군사 계획은 러시아가 미국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전쟁을 벌일 때 동아시아 쪽 국경도 함께 위태로워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러시아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앨버키는 이들 문서가 “유럽 전쟁과 동아시아 전쟁이 떼어낼 수 없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기습 공격할 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도 함께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기밀문서에서 잠재적인 타격 대상으로 삼은 160곳 중 앞부분에 거론된 82곳은 군사 지휘통제소와 군기지, 레이더 시설, 공군기지, 해군시설 등 군사시설물이었다.



그러나 80곳 남짓한 나머지 공격대상은 도로, 다리, 철도 터널 등 민간 인프라시설이었다. 일본에서는 혼슈섬과 규슈섬을 잇는 간몬 해저터널 등이 포함됐고, 핵발전소 13곳 등 에너지 인프라시설도 우선순위에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포항제철과 부산의 화학공장 등이 명기됐다.



이들 문서에는 러시아군의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을 이용한 가상 공격을 검토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예컨대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160 한 대가 미사일 Kh-101 12발로 일본 홋카이도의 오쿠시리토 레이더 기지를 파괴할 가능성이 85%라고 밝히고 있다.



Kh-101은 러시아 공군이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미사일로 개발해 2012년부터 실전 배치한 최신예 미사일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제 Kh-101 미사일의 스텔스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군은 2014년 2월 24일 투폴레프 Tu-95 두 대를 보내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시험했다고도 밝히고 있다. 당시 투폴레프-95 전략폭격기가 한국과 일본을 거쳐 선회하는 동안 두 나라의 전투기 37대가 긴급 출격했으며, 이들 전투기는 대부분 비무장이었으나 7대는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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