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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트라우마 걸려도 좋으니 얼굴 한번만"…유족 오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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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상 브리핑

신원 확인 후에도 고인 상태 확인 어려워

유가족들, 제대로 된 절차 안내 등 요청

뉴시스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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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시스]윤현성 오정우 기자 = "트라우마에 걸려도 상관 없으니 저희 누나 한번만 보게 해주세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참사 희생자 179명에 대한 신원 확인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으나, 아직 대다수는 검안·검시 등 유가족 인도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날 진행된 유가족 대상 브리핑에서 유가족들은 현재까지 수습된 희생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번 참사로 누나 2명을 잃었다고 밝힌 유가족 A씨는 브리핑에서 "제가 죽어도 좋으니 제발 누나를 한번만 가서 보고 싶다. 제가 트라우마에 걸려도 상관 없으니 조금이라도 빠르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발언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흐느꼈다. 다른 유가족들 또한 한숨을 쉬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다른 유가족 B씨는 이번 참사로 가족 3명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B씨는 "DNA 검사 결과가 전날 나왔다고 해놓고 아무런 얘기 없이 계속 미뤄졌다. 추가 검사가 어떤건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아무 설명도 없었다"며 "누구 한 명이 와서 설명을 해주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죄송하다고만 한다. 우리 가족 상태가 어떤지, 왜 늦어지는지, 왜 정밀검사가 필요한 지 말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원오 전남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러한 요청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충분히 조치해야 하는데 전적으로 제 잘못이다. (신원 확인 등에) 236명 인력이 동원됐는데 업무가 과부하가 걸린 측면이 있었다"며 "국과수 검사 결과 안내 등이 왜 늦어지는 지 충분히 고지 못한 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더 보고싶다, 상태 확인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대표단과 상의하겠다"며 "대표단과 (희망자가) 몇 분이 되는지 파악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신원은 확인됐으나 유가족들에게 시신 인도 등 향후 절차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원 확인이 끝난 희생자의 유가족이라고 밝힌 C씨는 "신원 확인은 됐지만 그 다음에 어떤 절차를 해야하는지 숙지가 되지 않는다"며 "신원 확인이 되면 유가족들이 뭘 해야 하고, 어디서 기다릴지 등을 알려달라"고 밝혔다.

유가족 D씨 또한 "시신을 어떻게 인도 받게 되는지, 이번 사고에 대한 현재 수사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등도 브리핑 때 같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유가족들께서 단계별로 어떻게 할지 궁금해하시는 만큼 유인물 등 형태로 각 텐트(쉘터)에 배포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나 부장은 "현재 희생자 시신 인도 확인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요청 사항을 바로 다 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리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업무 과부하가 있다"며 "급한 업무가 끝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고 원인이나 법적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등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참사 발생 나흘째인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처음으로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사고 현장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유가족들도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frie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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