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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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미국 기업들이 보수 진영의 반(反)DEI 캠페인 속에 관련 정책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면서, 2025년은 이런 움직임이 더 확산하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거리두기는 시작됐다. 미국 농업장비 소매업체인 트랙터서플라이는 DEI 정책을 폐기하고 관련 직책을 없애는 등 공식적으로 DEI 정책 종료를 선언한 첫 회사다. 그 밖에도 포드는 동성애자 인권 로비 단체에 직장 내 데이터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고, UBS는 유색인종 여성이 이끄는 기업에 대한 2만5000달러(약 3600만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월마트는 5년 동안 1억달러를 지출했던 인종평등센터에 대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디즈니 역시 최근 픽사 신작 '이기거나 지거나' 개봉을 앞두고 트랜스젠더 스토리라인을 삭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들의 DEI 정책에 급제동이 걸린 건 2023년 미국 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소수집단 우대 정책은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리면서다. 보수 단체들은 대법원 판결에 힘입어 한층 공격적으로 기업들의 DEI 정책에 문제를 제기했고 반DEI 활동가인 로비 스타벅 같은 인플루언서들도 공개적으로 기업에 압박을 가했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DEI 정책에서 후퇴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은 기업들에게 DEI와 결별할 동기와 명분을 모두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다양성 프로그램을 모조리 없애겠다고 공약하며 DEI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또 트럼프 집권 2기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DEI 정책을 추진하는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단체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트럼프 집권 2기 실세 중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과거 "DEI는 죽어야 한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보수적 법률 옹호 단체 제3조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가까운 외부 자문 마이크 데이비스는 "무게추가 DEI의 위로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사회에서 DEI가 사라질 때까지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공개적인 DEI 지지 발언이 줄어들고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 공고나 인턴십이 축소되거나 종료되며 임원 보너스를 다양성 목표와 연계하는 제도는 단계적으로 폐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DEI 정책 지지자들은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 전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소매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유나이티드포리스펙트의 비앙카 오거스틴 이사는 WSJ에 "트럼프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지만 즉흥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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