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패소…'30년 전 성추행'에 74억원 물어줘야

성폭행 증거 없지만 성추행 등 성적 학대 사실 인정

트럼프, 명예훼손 소송도 패소

[서울=뉴시스]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왼쪽)과 미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성추행 관련 2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 고등법원은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의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원심판결은 트럼프에게 500만 달러(약 74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이다.

재판부는 트럼프 측이 1심 법원의 오류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재심을 받기 위해선 1심에서 발생한 오류가 트럼프의 권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지난 2019년 캐럴은 뉴욕 매거진을 통해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에 있는 버그도프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가 나(캐럴)를 성폭행 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5월 승소했다.

해당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성추행 등 성적 학대를 저지른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트럼프가 캐럴의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그녀를 모욕하는 발언이 있었다고 봤다.

트럼프는 증언하지 않기로 했고 어떤 재판 절차에도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지만, 선서 하에 촬영한 증언 영상에서 캐럴을 알지 못하고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사건과 무관한 증인 진술과 증거가 1심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 증인으로 나선 제시카 리즈는 1970년대 후반 항공기 좌석에서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증인인 미 주간지 '피플' 기자 나타샤 스토이노프는 2005년 당시 트럼프 자택에서 강제적으로 키스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트럼프가 외설스러운 발언을 하는 '엑세스 할리우드' 녹음 파일도 증거로 제시됐다.

2심 판결에 캐럴 측은 "당사자 양측 주장을 신중하게 고려해 판단한 법원에 감사하다"며 이번 판결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측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는 캐럴이 별도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도 패소해 8330만 달러(약 1226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서도 항소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s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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