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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르포]호텔 숙박비 4배 급등···"100만 관광객 온다" 들썩이는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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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DC 르포]

"트럼프, 변화 몰고 올것" 기대

'팬데믹' 4년 전과 다른 분위기

인근상권 패키지 마련 등 분주

호텔 숙박비도 4배 이상 뛰어

한국선 류진·우오현 회장 참석

1기 때처럼 이민자 배척 우려

외국인 유학생들은 긴장 고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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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20여 일 앞둔 3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의사당 정문 앞에는 2025년 1월 20일 트럼프의 취임식을 위한 연단이 설치 중이었고 연말 연휴를 맞아 가족·연인 단위의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채 가족과 의사당을 찾은 인도 출신 락시미나라야나 코다바티는 “‘미국을 위대하게’를 강조한 트럼프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 모자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뉴저지에 거주 중인 코다바티는 “취임식도 기대가 된다”며 “기회가 된다면 취임식에 꼭 참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대 백인 남성인 크리스 역시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때는 코로나19 시기라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이 적었지만 이번에는 의회의사당부터 백악관 앞까지 많은 사람이 몰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해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워싱턴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취임식이 포함된 주말의 워싱턴DC 내 호텔 가격은 4배 이상 급등했고 관광 비수기인 1월임에도 2025년에는 최대 100만 명이 취임식에 맞춰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DC 북쪽에 있는 메릴랜드주의 지역 언론 아메리칸바자르는 “워싱턴DC의 보급형 객실 1박 요금이 트럼프 취임식 전후로 1박에 650달러에서 최대 2800달러에 이른다”며 “이마저도 상당 부분 예약이 마감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주요 호텔 예약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주말 1박 요금이 20만 원대 초반이었던 워싱턴DC 내 듀폰트서클의 한 비즈니스호텔 숙박 가격은 취임식 직전 금요일인 1월 17일부터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까지 94만 원으로 4배나 급등해 있었고 남은 객실도 2개에 불과했다.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주변 상권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니나 앨버트 워싱턴 계획 및 경제개발 부시장은 워싱턴DC 지역지인 WTOP뉴스에 “최대 100만 명의 사람들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호텔에 머물며 쇼핑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할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됐는지를 떠나서 4년 전과 달리 (생동감 있는) 취임식이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1·6 의회의사당 난입 사건까지 있어 보안이 강화돼 차분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축소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인 축하 행사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워싱턴DC 전역의 호텔과 레스토랑, 관광 명소에서는 취임식 방문객을 위한 특별 패키지와 메뉴·전시·투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에 따르면 취임식 본행사는 1월 20일 정오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의사당 서쪽 잔디밭에서 열리며 트럼프와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가 취임 선서를 한 후 취임사를 한다. 트럼프 주변에 총 1400석 규모의 연단이 설치되며 트럼프와 밴스의 가족, 전임 대통령, 법조계, 내각 인사 및 지명자, 상하원 의원, 주지사, 군 고위 관계자 등이 앉게 된다. 인근 내셔널몰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취임식은 생중계된다. 취임사 이후 트럼프는 의회에서 오찬을 한 후 오후 3시께 펜실베이니아 도로를 따라 백악관까지 취임 퍼레이드를 하게 된다. 트럼프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두 번이나 암살 시도를 받았기 때문에 보안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경찰은 취임식에 4000명의 경찰 병력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장이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고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한미동맹친선협회 고문 자격으로 협회 추천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정부 사절단을 받지 않는 게 미국 관례”라며 “하지만 트럼프가 몇몇 정상을 초청한 것으로 알고 있어 (한국도 초청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취임식을 기점으로 본격 트럼프 시대가 도래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 주로 무슬림 국가인 7개국을 상대로 입국을 제한했고 이로 인해 해외에 있던 수천 명의 미국 유학생들이 발이 묶였다. 현재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겨울방학을 맞아 고국을 찾은 외국 유학생들에게 빠른 미국 입국을 권고하고 있다. 뉴욕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23세의 인도 출신 프라마스 프라탑 미스라는 CNN에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두려운 시기”라고 전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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