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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美 '14조원 대출'까지 받았다…2025년은 SK온 '북미 반격'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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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SK온의 북미 생산라인/그래픽=김지영


SK온이 자금 조달 문제를 사실상 매듭짓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반격을 준비한다. 2025년을 IPO(기업공개)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포드의 JV(합작사)인 블루오벌SK는 최근 DOE(미 에너지부)로부터 96억3000만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을 최종 승인받았다. ATVM(첨단기술차량제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블루오벌SK는 지난해 6월 이 차입의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었는데, 연내 대출을 확정받은 것이다.

SK온이 그동안 추진해 온 자금 조달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격이다. 가장 큰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프로젝트가 블루오벌SK(127GWh)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 십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를 해온 SK온의 자금 확보 여부는 시장의 관심사였다. SK온은 투자유치, 차입, 채권발행 등 수단을 총동원해 왔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진행한 리밸런싱을 통해 연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SK온에 흡수합병되기도 했다.

DOE 정책자금의 확보는 SK온의 재무상황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블루오벌SK는 최근 자본금을 16조원대에서 12조원대로 줄이는 감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SK온과 포드가 각 2조원씩의 자본금을 회수하고, 블루오벌SK는 감소한 자본금을 DOE 대출로 확충하는 구조다. DOE 차입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SK온 관계자는 "해외 투자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자본 재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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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조지아 공장. 왼쪽이 조지아 2공장, 오른쪽이 조지아 1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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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북미에서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더욱 단단해졌다. 블루오벌SK는 △2025년 켄터키 1공장(37GWh)과 테네시 공장(45GWh)을 △2026년 이후 켄터키 2공장(45GWh)을 가동할 계획이었는데, DOE 대출 확정으로 이같은 타임라인이 그대로 실현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조지아의 현대차 JV(35GWh)도 내년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22GWh인 북미 배터리 생산능력이 내년 139GWh으로 6배 확대된다.

지난 3분기 첫 분기 흑자전환의 상승세가 2025년 연간 흑자 달성, 2026년 상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북미에서의 확실한 실적이 필수적이란 평가다. 그동안 적자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북미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성과를 획득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내연기관 친화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트럼프 인수위가 K-배터리의 핵심 혜택인 AMPC(생산세액공제)의 폐지를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호재다. SK온은 지난해부터 AMPC 총 8000억원 이상을 수령한 상태인데,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내년부터 이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게 유력하다.

내년부터 투자 부담이 대폭 감소하는 시점이 열리기도 한다. 블루오벌SK를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증설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헝가리, 미국을 중심으로 각 지역마다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사실상 내년 마무리된다. SK온의 설비투자는 최근 몇 년간 5조~7조원 사이에 달했지만, 내년에는 2조~3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 입장에선 재무적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공장 풀라인업을 가동하는 첫 해가 2025년"이라며 "연간 흑자달성 여부가 2026년 IPO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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