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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제주항공 참사’에 고개숙인 애경…점차 확산하는 ‘불매’ 여론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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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제주항공 대참사’…애경그룹 경영 행태 도마 위

애경 브랜드 ‘불매운동’ 조짐…가습기 살균제 사태 재조명

17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다시 발생한 대형 사고로 인해 애경그룹이 안전보다 수익을 우선시해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경 보유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도 본격화되며,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일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부터)와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이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유가족 대기실을 방문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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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항공업계에 뛰어들었다. 이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남편이자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의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2006년 국내선 취항으로 첫발을 뗀 제주항공은 2009년 국제선 시장에 진출하며 빠르게 성장했으나, 설립 초기에는 만성 적자와 경영난을 겪었다. 특히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항공 사업 중단까지 논의됐지만, 애경그룹은 항공 부문을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제주항공은 2015년 국내 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LCC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3년 11월 기준 운항 편수와 여객 수에서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를 기록했다.

고속 성장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 극대화를 위해 항공기 운항시간을 무리하게 늘린 정황이 드러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러한 과도한 운영은 항공기 노후화를 가속화하고 안전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2021년 국토교통부 종합 안전도 조사에서 최하위 점수(C++)를 기록하며 안전 관리 미흡이 공론화됐다.

제주항공은 설립 이후 크고 작은 사고를 반복해왔다.

2007년 김해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를 시작으로 2013년 김포공항 활주로 사고, 2019년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한 급회항 등 지속적인 사고 기록이 있다. 2021년에는 보조 날개 손상 기체를 수리하지 않고 운항한 사실이 밝혀졌고, 2022년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에서도 기체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무안공항 참사는 LCC 업계 최초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은 사고로, 항공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참사 발생 이후 애경그룹은 사후 대처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장영신 회장은 사고 발생 11시간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이는 언론에 이메일로만 전달되어 유가족과 대중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았다. 장 회장의 장남이자 2세 경영인인 채형석 부회장은 현장에서 유족들에게 사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채 부회장을 비롯한 2세 경영진은 과거 불법 경영 행태와 연루된 전력이 있어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채 부회장은 회사 공금 유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다른 경영진도 각종 범죄에 연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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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관련 대법원 판결 관련 기자회견에서 아내를 잃은 유가족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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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이미 국민적 신뢰를 잃은 상태다.

애경산업은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며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관련 재판은 2023년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법원의 판결에 따라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안공항 참사는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이 고객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고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안전 관리 시스템 개혁과 함께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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