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몰리는 동남아 여행 줄 수도
고환율 타격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수습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항 외벽 너머 파손된 기체 후미의 모습. 무안=강예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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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로 여행 취소가 잇따르는 등 여행업계도 위축되고 있다. 업계는 12·3 불법 계엄 사태·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줄고 있는 여행 수요가 더 가라앉을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30일 대형 여행사 A업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단체 여행(패키지) 상품 취소가 500명 정도 나왔다. 휴일인 전날엔 고객 게시판을 통해 취소 문의가 나왔고 이날은 실제 취소로 이어졌다. 이 업체는 예약 취소가 평소 대비 두 배 이상 많았고 신규 예약도 절반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탑승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 여행을 주저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또 단체 여행 등 상품 광고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B업체는 당장 홈페이지상에서 제주항공, 희생자들이 다녀온 태국 등과 관련된 여행 상품를 내렸다. TV홈쇼핑을 통한 상품 판매, 온라인 광고도 접었다.
업계는 희생자가 많은 대형 참사인 만큼 이번 사고와 앞으로의 영업을 연관 짓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다만 사고 후폭풍으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줄어들까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겨울철이 연중 최대 성수기인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여행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여행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특히 대형 사고, 자연 재해, 정치적 불안정 등 대·내외 변수에 더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업계 입장에서 여행 수요 감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여행업계는 올해 여름 티몬·위메프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최근 어지러운 정국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또 타격을 받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일부 예약 취소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사고 이후 항공사 등과 협력해 고객 문의에 신속하고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진 만큼 고객 안전을 취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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