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2399.49로 증시 폐장…환율도 1472.5원, 15년 만에 최고
트럼프 효과·반도체 불황에 ‘내란 사태’ 덮쳐…새해에도 ‘암울’
윤 정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헛구호…시총 225조원 증발
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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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증권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채 30일 폐장했다. 코스피는 ‘6개월 연속 하락’ 기록과 함께 2400선을 내주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0원을 웃돌며 15년 만에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28포인트(0.22%) 내린 2399.49에 올해 마지막 거래를 마쳤다. 전월 말 대비 2.3% 하락하면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6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40년간 코스피가 6개월 연속 하락(월말 종가 기준)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까지 세 차례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달러당 1472.5원에 주간거래를 마감, 주간종가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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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1년간 코스피는 9.63%, 코스닥은 21.7% 하락했고 시가총액 기준 약 255조원이 증발했다.
미국뿐 아니라 대만 가권지수(29.3%), 일본 닛케이225지수(19.4%) 등 주변국과의 수익률 격차도 30~50%포인트나 벌어졌다. 환율 역시 14.3% 상승(원화 가치 절하)하며 올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정치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 부진 등 내부 원인도 크게 작용했다. 특히 수요자인 ‘투자자’ 대신 기업의 눈높이에 맞춘 기업 지배구조 개선책을 펴며 투자자들이 이탈한 것이 컸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반기 약 23조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하반기 약 20조원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밸류업 정책에 국내외 투자자가 호응하며 1989년 이후 35년 만에 최고치(39968)로 폐장한 것과 대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건 사실이지만 저가 매수세가 급격하게 유입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시 여건과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선 반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장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이미 얼어붙은 내수가 더욱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참사의 영향이 반영되는 익월에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다음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달러 강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부담이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이날 ‘2025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은 연초에 미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지다가, 정책 시행 과정에서의 한계로 그 효과에 제약이 발생하고,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현되면서 강세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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