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일)

[시간의 전설]발언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나의 삶, 나의 운명’ 중에서. 2024. ⓒ김지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발언권이 있다. 즉 자기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이 사석에서 하는 말은 발언권이라고 하지 않고 대화라고 한다. 발언권은 적어도 어떤 단체나 사회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 발언권을 얻기 위해 정치가가 되려고 한다. 한편으로 예술이 사회적인 이슈를 표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발언권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본다.

1919년 임시정부를 시작으로 해방 후 1948년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나는 공교롭게 1948년 태어났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때부터, 망상적인 판단으로 친위 내란을 일으킨 작금의 윤석열까지 겪은 파란만장한 세대다. 어릴 때 투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고무신과 막걸리 사주고 매표하는 것도 보았다. 마침내 3·15 부정선거로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했다. 그 과정에서 4·19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바로잡고자 총칼 앞에 분연히 일어선 젊은 청년들의 피 끓는 정신 승리와 상처를 기억한다. 그 세대들이 바로 지금 국민 꼰대로 여겨지는 70, 80대 어른들이다. 이들이 그 당시 기억을 소환하기를 바란다.

박정희 유신 체제 때는 이유도 모른 채 쥐도 새도 모르게 중앙정보부에 끌려 들어가 치도곤을 당하기도 했다. 12·12 쿠데타의 주인공 전두환은 5·18민주화운동의 학살 주범으로 시민군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만행을 저질렀다. 고립된 곳에서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시민 정신이 지금 광장의 촛불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같은 뛰어난 정치가들을 가진 적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지만 ‘전라도’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 이명박 정권과 그 비위를 맞추는 검사들의 농간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발짝씩 나아갔고 K팝과 K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고 IT 발전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민주주의 발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후안무치한 대통령이 나타난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인 자가 극우 바짓가랑이 뒤에 숨어서 헌법을 유린하고 있다. 나쁜 자가 치졸하기까지 하다. 매일 밤 추운 밤거리에서 ‘대통령 파면’을 외치는 미래 세대에게 위정자들은 빚을 지고 있다. 참발언권자인 국민 대부분은 하루빨리 올바른 정치가에게 통치를 맡기고 일상생활 속에서 웃으면서 대화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김지연 사진작가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