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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박순규의 '창'] 무안공항 참사, 의혹없는 진상규명만이 유가족 눈물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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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군인들이 공항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무안=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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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잿빛이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다. 2024년의 마지막 휴일을 보내던 12월 29일, 태국 방콕에서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 착륙하며 발생한 대형 참사는 대한민국과 지구촌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이번 사고는 단순한 항공 사고를 넘어선 국가적 재난으로 여겨지고 있다. 남은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 항공 안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엔진 손상이 일단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는 비상 착륙 과정에서 랜딩기어 작동이 불가능했던 이유, 울타리 외벽 충돌로 인해 기체가 폭발하게 된 정확한 경위, 그리고 사전에 기체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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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청사에서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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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항공기 안전 점검과 비상 상황 대비 체계가 이번 사고를 좀 더 방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자연적 요인이지만, 이를 대비한 대처와 기체 설계, 유지 관리 체계가 충분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에 깊은 슬픔에 잠겼다. 사고 직후부터 이들은 생존이 아닌 시신 확인을 기다려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과 마주했다. 이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신속성이 필수적이다.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인명사고 참사는 대부분 의혹을 남겨 유가족을 더 힘들게 했다. 2022년에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비롯해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등은 아직도 논란을 빚고 있으며 책임 규명, 투명한 조사, 피해자 보호라는 문제에서 일관된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항공 당국은 유가족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이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고 원인 조사를 지연시키거나 미흡하게 처리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불운’으로 치부될 수 없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이 뒷받침되어야만 이러한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는 말처럼, 유가족의 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사고 원인 규명과 항공 안전 체계 개선에 대한 전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고 원인 조사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항공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만 이번 사고와 같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비극은 교훈이 없으면 반복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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