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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그룹이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이 빌딩의 값어치를 놓고 각종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높이 555m, 123층에 달하는 우리나라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점에서 롯데월드타워는 꾸준히 국민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롯데월드타워는 처음에 공개됐을 때는 빌딩 외형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 타워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많아 국내외에 화제가 될 정도였습니다.
흐린 날에는 구름에 가려 꼭대기 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롯데월드타워의 값어치는 도대체 얼마일까? 롯데월드타워가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담보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11월 27일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의 빠른 해결을 위해 롯데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보증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기로 했습니다.
공시 자료를 보면 롯데월드타워의 담보액은 2조 682억 원, 담보 한도는 2조 4천818억 원으로 해당 담보금액의 120%로 설정됐습니다.
롯데 등 각종 자료를 취합해 보면 롯데월드몰을 포함한 롯데월드타워의 개장 당시 값어치는 4조 2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건설 비용뿐만 아니라 땅값, 세금, 외부 공사, 기부채납 등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입니다.
롯데물산 홈페이지를 보면 롯데월드타워의 건설비용은 약 3조 8천억 원이며 이 가운데 교통개선 사업에 투자한 비용이 5천260억 원에 달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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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막대한 공사비는 롯데월드타워의 건설에 투입된 자재와 인력만 살펴봐도 이해가 됩니다.
롯데월드타워는 2010년 11월 착공 이후 2017년 4월 개장까지 연인원 500만 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파리 에펠탑을 7개나 지을 수 있는 5만t의 철골이 들어갔으며, 사용된 22만㎥의 콘크리트로는 32평형(105㎡) 아파트 3천500세대를 조성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에는 40여만 대의 레미콘 차량이 투입됐습니다.
롯데월드몰을 포함한 롯데월드타워 단지의 전체 연면적은 80만㎡로 축구 경기장 115개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습니다.
총 75만t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의 무게는 서울시 인구 1천만 명의 전체 몸무게와 맞먹을 정도입니다.
2018년 12월 국세청이 공개한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의 기준시가 총액은 1조 1309억 원으로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복합용 건물을 통틀어 전국 최고가였습니다.
롯데월드타워는 1㎡당 기준시가에서도 914만 4000만 원으로 전국 오피스텔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준시가는 양도를 통해 소유권이 이전되거나 상속·증여되는 경우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과세에 활용되는 개념입니다.
2018년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고급 오피스텔 및 상업 시설의 높은 임대료를 고려하면 롯데월드타워의 현재 시장 가치는 2018년 기준시가보다 수조 원 이상 높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입니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산정한 '2024년 오피스텔 표준가격기준액'에서 1㎡당 기준액이 가장 높은 오피스텔은 롯데월드타워였습니다.
1㎡당 기준액은 178만 5천 원이었습니다.
행안부가 고시한 표준가격기준액은 상가, 오피스텔 등 주택 외 건축물에 대한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과세의 기준이 됩니다.
롯데물산에 대한 NIEC 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롯데물산은 2021년에 롯데쇼핑(15%)과 호텔롯데(10%)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의 지분을 인수해 롯데월드타워 지분을 100% 소유하게 됐습니다.
당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월드타워 지분 인수에 1조 4천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롯데그룹에서 자산 재평가를 해봐야겠지만 롯데월드타워는 현재 가치가 6조~7조 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6조 6천억 원 정도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는 롯데월드타워 중 이미 분양된 레지던스는 제외한 액수입니다.
이와 같은 현재 가치는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투입됐던 건설비 등 4조 2천억 원에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로서의 무형적 가치, 5성급 호텔과 백화점,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포함된 복합건물의 가치, 서울 핵심 상권인 잠실에 위치한 미래 부동산 가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롯데월드타워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롯데월드타워는 123개 층으로 구성된 총 높이 555m의 세계 6위, 국내 1위의 초고층 빌딩입니다.
서예 붓 모양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미래형 수직 도시를 표방해 건설됐습니다.
외부 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내풍·내진 설계를 통해 진도 9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100층 이상 건물 중 최초로 친환경 건축물 인증(LEED) 골드 등급을 인증받았습니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은 롯데물산과 롯데쇼핑, 롯데호텔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업시설은 롯데월드타워의 지하 1층부터 12층에 조성돼 있으며, 지난 9월 기준 임대율은 100%입니다.
업무 시설은 14~38층이며 30층에 위치한 Workflex는 최상의 업무 가치를 제공하는 공유오피스며 31층에 위치한 SKY31 컨벤션은 국내 최고 높이의 회의 시설입니다.
42층부터 71층에는 업무·사교·거주·휴식이 가능한 '시그니엘 레지던스', 76~101층은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108~114층 7개 층은 국내 최고급 오피스 공간('프리미어 7')입니다.
117층부터 123층에는 전망대 '서울 스카이'(Seoul Sky)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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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시점 기준 세계 3위 높이(500m)의 전망대로, 118층에는 478m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세계 최고 높이의 유리 '스카이데크'가 설치됐습니다.
국내 최초로 타워 내 20층마다 모두 5개(22·40·60·83·102층) 피난 안전 구역을 뒀습니다.
내화·불연 재료로 만든 이 공간은 연기를 신속하게 빼내는 제연설비 시스템뿐 아니라 화재용 마스크와 공기호흡기, 휴대용 비상조명등, 심장 충격기, 화장실, 급수시설 등도 갖췄습니다.
롯데월드몰은 2014년 10월 에비뉴엘,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시네마, 쇼핑몰, 면세점 등이 순차적으로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입니다.
2017년 4월 롯데월드타워 개장 이후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단지에 해마다 3천만 명이 넘게 방문하고 2023년에는 일평균 15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2023년의 경우 방문객이 5천50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롯데월드타워 앞의 석촌호수에는 2014년 10월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16년 9~10월 '슈퍼문', 2017년 4월 '스윗스완', 2022년 10월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 등이 설치돼 석촌호수가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롯데월드타워의 초고층 불꽃축제 및 수직 마라톤 대회 또한 매년 관심을 끄는 행사입니다.
이렇게 성공한 롯데월드타워지만 초창기에는 건설을 둘러싸고 적잖은 잡음이 있었습니다.
롯데월드타워는 건설 당시 초고층이라 비행기와 충돌 우려나 건물 주변에 난기류 형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 기관 검토 결과, 비행 안전성에 대한 9개 항목에 문제가 없었으며 서울공항 보조 활주로도 3도가량 변경해 1.8㎞ 관제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군과 협의해 공항에 정밀 감시장비, 비정밀 접근 유도 장비, 항공기 정밀 접근 레이더, 지형 인식 경보체계를 설치했고, 건물 자체에도 항공기 감시기와 경고등 발광 등 항공 안전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공군에서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가든파이브, 인능산에 대해 전문 연구기관에 난류 분석 용역을 의뢰했고, 난류 강도가 '약(light)'으로 분석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3년 10월에는 지반 침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석촌호수 수위가 1m가량 줄었다", "롯데월드타워 현장 지하수가 하루 400t이 솟아났다", "석촌호수 물이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 빈자리로 들어가 현장 지반이 약하다" 등 오해들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의 지반은 호상 편마암으로 기초를 암반까지 굴착해 시공했기 때문에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판명됐습니다.
롯데월드타워처럼 초고층 빌딩은 국가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나라별로 건설 경쟁이 치열합니다.
매력적인 건물 하나가 사람을 끌어모으고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리는 '스페이스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로 828m에 달합니다.
이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메르데카 118(678m),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타워(632m),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마카 로얄 시계탑(601m), 중국 선전의 핑안 금융센터(599m), 롯데월드타워, 미국 뉴욕의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541m) 순입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 베이 샌즈'가 2010년에 개장하자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96만 명(20.2%) 증가했으며, 타이완은 '타이베이 101'이 개장 4년 후인 2008년에 외국인 관광객이 385만 명에 달해 71%나 늘어났습니다.
이런 국가 간 초고층 빌딩 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50층 이상짜리 건물은 잘 짓지 않는 추세입니다.
49층에서 50층으로 넘어가면 규제가 복잡해지고 공사비는 1.5 배가량 더 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10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지 않는 한 대부분 49층짜리 빌딩을 올리는 추세입니다.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준초고층(30∼49층, 높이 120m 이상 200m 미만)과 초고층(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으로 나뉩니다.
국내 초고층 건물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13개입니다.
롯데월드타워가 123층으로 가장 높고, 부산 해운대 엘시터 더샵 랜드마크 타워(101층), 해운대 중동 엘시티 더샵 레지던스 A동과 B동(각각 85층), 서울 여의도 파크윈 A동(69층), 인천 송도 포스코타워(65층) 순입니다.
2010년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건물 화재 이후 2011년 3월 '초고층 및 지하 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1년 뒤인 2012년 3월 시행됐습니다.
이 특별법으로 초고층 건물은 30층마다 1개 층을 비워 안전 구역을 설치해야 합니다.
내부에 종합방재실도 갖춰야 해 전용면적 비율이 줄어듭니다.
공법상 강도가 더 큰 콘크리트를 사용해야 하고 지진, 테러, 해일 등 심의·인허가 절차와 기간도 깁니다.
반면 49층까지는 이 같은 절차와 규제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30층을 비우지 않고 피난계단만 넓고 안전하게 설치하면 됩니다.
이 때문에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50층 이상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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