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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제주항공 참사 '둔덕'이 화 키웠다"... 커지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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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쌓은 둔덕 속 콘크리트 구조물
여객기와 부딪치며 폭발 이어졌단 관측
다른 공항 시설물들과도 확연히 달라
국토부 지침 어겼는지 여부 관심 집중


파이낸셜뉴스

불길 휩싸인 기체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담장에 충돌하면서 대규모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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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둔덕' 논란이 뜨겁다. 둔덕이 없었더라면 비행기가 폭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로컬라이저'라는 항공기 착륙을 돕기 위한 계기착륙시스템은 통상 충돌 시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만들지만, 무안공항은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흙벽을 쌓아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토교통부예규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 제25조에 따르면 로컬라이저 안테나 등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공항장비와 설치물의 종류는 항공기가 충돌했을 때 최소한의 손상만을 입히도록 돼있다. 평시 구조적 통합성과 견고성을 유지하다, 그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항공기에 최소한의 위험만을 가하면서 파손·변형·구부러지게끔 설치돼야 하는 것이다. 또 이를 지원하는 시설은 부러지기 쉬운 장착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 착륙을 돕기 위한 역할을 하는 계기착륙시스템 일부로 사용되는 항공 항법 장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날 무안공항 사고 브리핑을 통해 "항공기 동체가 로컬라이저에 부딪친 이후 벽면에 닿아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여객기가 외벽에 닿기 전 로컬라이저에 부딪치며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로컬라이저 하부 둔덕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외국 공항이나 다른 공항들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설계하는 반면, 무안공항은 콘크리트 둔덕 속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어서 충돌 피해가 더 컸다"라며 "외국 언론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에서도 흙으로 둔덕을 쌓은 경우는 있지만 가운데를 비워놔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둔덕은 사고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이라는 지적도 맞서고 있다. 1999년 대한항공 여객기의 포항공항 사고 당시에는 높이 1m, 길이 46m의 둔덕이 사고 피해를 줄였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당시 건교부(옛 국토부) 관계자는 "둔덕이 대형 사고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를 두고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는 측은 "해당 사고는 랜딩기어도 잘 나왔고 뒷바퀴가 걸리면서 오히려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 사고는 둔덕 높이도 높고 엔진과 정면충돌하면서 화를 키웠다"고 반박했다.

이와 더불어 활주로의 정·역방향 착륙에 따른 로컬라이저 설치 여부도 논란이다.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 역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며 로컬라이저와 충돌했다는 주장과, 활주로는 바람 방향에 따라 정방향과 역방향을 수시로 바꾸는 만큼 로컬라이저 위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고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와 랜딩기어 미작동 등 여러 원인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로 둔덕이 거론되면서 향후 조사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 미작동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사고"라며 "국토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다각적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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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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