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유가족께 사과…원인 불문 책임 통감”

제주항공 추락사고 브리핑

“정확한 사고 원인 가늠 어려워”

소방 당국 “구조된 2명 제외 승객 전원 사망 추정”

“사고발생 이후 제대로 된 설명 없어” 유가족들 불만 토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관련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김성우·박지영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탑승객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여객기 추락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현재로선 사고 원인을 가늠하기 어렵고, 관련 정부 기관의 공식적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이유를 불문하고 제주항공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탑승자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정부와 함께 사고원인 규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다시 한번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29일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관련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

김 대표는 또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고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라며 “현재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고, 지금은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이 최우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가족 지원 계획에 관해서는 “탑승객 대부분이 광주, 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서울에서 이동하시는 분들은 별도로 교통편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항공기 점검 과정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비 프로그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고 항공기 이상이 발견된 적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무안국제공항에 모인 유가족들이 제주항공 브리핑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무안=김성우 기자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무안국제공항에 모인 일부 유가족들은 모니터를 통해 브리핑 내용을 지켜보면서 “사고 발생 이후 4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사고 원인을 비롯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 주지 않았다”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제주항공은 이날 사고 접수 직후 기존 홈페이지에 있던 각종 이벤트 알림창 등을 모두 없애고 안내문과 사과문, 보도자료, 공지사항만 배치했다.

아울러 제주항공 임원들과 팀장급 직원들이 전원 소집, 서울 강서구 항공지원센터 제주항공 사무실에서 김 대표 주재 비상회의를 갖고 사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이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폭발해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이 항공기는 오전 1시 30분께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께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난 항공기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고, 전체 탑승자 가운데 승무원 2명만 구조돼 목포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구조자 2명을 제외한 모든 탑승객이 숨진 것으로 보고, 구조작업을 수색작업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