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악인데 일본 증시는 ‘훨훨’...버블 붕괴 후 35년만에 최고치

닛케이 20% 상승…1989년 이후 첫 4만 돌파
美증시 호조에 ‘슈퍼 엔저’…개미들도 가세
韓증시 아태 11개국 최하위...연말 6개월 연속 하락

[그래픽=연합뉴스]

한국 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 뿐 아니라 정치 불안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라 겹치며 최악의 부진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올해 일본 증시는 1980년대 버블 이후 사상 최고치로 마감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27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8% 오른 4만 281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오는 29일 폭락하지 않는다면 버블 경기의 마지막 해인 1989년 이후 폐장일 기준 35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된다. 27일 기준 닛케이지수는 연초 대비 20% 넘게 오른 상태다.

닛케이지수는 1989년 3만8915로 마감한 뒤, 버블이 터지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한 직후에는 7000선까지 추락했다.

올해 닛케이지수 연중 최고치는 4만2224(7월 11일)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값은 달러당 161엔대를 기록하는 ‘슈퍼 엔저’가 나타났다.

엔화 가치 하락은 닛케이 지수에 대거 편입된 일본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 요인으로 닛케이지수 상승을 이끈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일본 증시가 버블 경기 시대에 기록한 수준을 넘어선 데에는 엔저 이외에도 기업들의 호실적, 자사주 매입과 행동주의 펀드, 개인 투자 증가, 도쿄 증권거래소 구조 개혁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다케오 카마이 CLSA증권 서비스 집행 책임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최근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 소식과 일본 시총 1위 도요타의 주주환원율 제고 발표가 나면서 내년 ‘바이 재팬’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 증시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들 이상으로 개미들에 의해 주도된 특징을 보였다고 분석도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주식과 선물을 합쳐 약 320억달러어치를 순매도 했기 때문이다.

한편, 코스피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안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전일 대비 1.02% 내린 2404.77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장중에는 2388.42까지 하락하며 240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2

올해 코스피는 지난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장 하락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코스피가 2000년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단 두 차례뿐이었다.

한국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는 △반도체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달러대비 원화값 하락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국내 정치적 혼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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